[IR클럽]①약속 지킨 S&T모티브 "친환경-IT 車부품,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현대·기아차-푸조 등과 IT분야 신규 공급계약 '활기'
친환경차 증가로 주력인 모터 수요도 덩달아 늘어
  • 등록 2015-12-01 오전 4:00:00

    수정 2015-12-01 오전 4: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바퀴가 독립적으로 구동하지 않는 한 우리 제품 수요는 계속 있다. 최소 10년은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김택권 S&T모티브(064960) 대표이사, 지난해 11월 기업설명회 중)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사 S&T모티브가 1년 전 약속을 지켰다. 올 들어 잇따른 신규 수주 소식을 알렸다. 특히 기존에 강점을 보인 모터와 펌프 분야는 물론 계기판이나 디스플레이 장치 같은 IT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중장기적인 발전 전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준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는 2008년 말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유럽·일본·미국 등 선진기업의 맹공과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 신흥기업 사이에 끼인 형국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두 가지 큰 흐름, 친환경과 IT 부문 기술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수년 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자동차 부품사 S&T모티브 부산공장 라인 모습. 직원이 S&T모티브의 주력 제품인 쇼크 업소버(완충기·shock absorber)를 만들고 있다. S&T모티브 제공
잇따른 IT분야 신규 부품 수주로 ‘활기’

S&T모티브는 지난 10월22일 프랑스 PSA그룹(푸조·시트로엥)과 7년 300억원 규모 룸미러 디스플레이 장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초기 수준이지만 첨단 주행보조장치, 이른바 ADAS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자동차 룸미러 디스플레이 장치는 운전자가 실내 TFT LCD 모니터로 차량의 옆·뒤 카메라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카메라가 사실상 룸미러 거울을 대체하는 셈이다. 이는 2018년 출시 예정인 미니밴 신모델에 적용된다. 이 모델은 구조상 룸미러로 뒤를 볼 수 없다.

S&T모티브는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ADAS 관련 제품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서도 푸조에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장치와 안전벨트 표시 장치, 차량용 카메라를 공급해 왔으나 ADAS 분야 공급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S&T모티브는 한 달여 앞선 9월2일엔 현대·기아자동차의 부품 모듈 공급사 현대모비스(012330)와 500억원 규모의 TFT LCD 계기판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현대차의 준중형 쿠페 벨로스터의 후속 모델에 2017년부터 7년 동안 공급된다.

S&T모티브가 현대차그룹에 전장 분야의 부품을 공급하는 건 처음이다. 그만큼 추가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옛 대우자동차(현 한국GM) 부품 계열사로 출발한 S&T모티브의 현대·기아차 공급 품목은 지금까지 모터 분야에 한정된 측면이 있었다.

회사는 올 들어 일본 부품사 칼소닉 칸세이와도 전장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일본 시장 진출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T모티브 중국 쿤샨법인 전경. S&T모티브 제공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모터 수요 ‘껑충’

각국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차와 관련 부품 수요 증가도 호재다. 전체 매출의 약 25%에 달하는 주력 제품인 모터 수요가 덩달아 늘기 때문이다.

S&T모티브는 당장 내년 1월 출시하는 현대차의 첫 하이브리드(HEV) 전용 모델 AE(프로젝트명)에 하이브리드 스타터&제너레이터(HSG) 모터를 공급한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지난해 말 7종이던 친환경차를 2020년까지 22종으로 늘리겠다는 친환경차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다. 이중 대부분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와 HEV에 집중돼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는 앞서 지난해 225만대이던 친환경차 시장이 2020년 637만대로 3배 남짓 커지리라 전망했다.

S&T모티브는 친환경차용 모터 수요가 지난해 1000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 내년 21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전체적인 차량 효율 향상을 위해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S&T모터스는 DCT 모터 공급 물량이 현재 40만대에서 내년 이후 80만~1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기차 수요 확대도 기대된다. S&T모티브가 구동모터용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아자동차(000270)의 전기차 쏘울EV는 올 3분기까지 5000대 남짓 팔리며 전년보다 3배 이상 성장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오일펌프의 수요도 꾸준하다. S&T모티브는 지난해 12월 GM의 중국 합자회사인 상하이GM과 3600억원 규모의 자동변속기용 오일펌프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 1월 미국 GM 본사와 2250억원 규모의 같은 부품 공급 계약을 했다.

S&T모티브는 이로써 2023년까지 약 1조6000억원어치의 파워트레인용 오일 펌프를 국내외에 공급하게 됐다.

3분기만에 연간 영업익 목표 달성

S&T모티브 K11
S&T모티브는 지금까지의 꾸준한 수주 실적에 힘입어 올 1~3분기 매출액 8783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8.6%, 84.3% 늘었다. 특히 영업익은 올해 전망치(900억원)를 이미 달성했다. 당기순이익도 476억원으로 60.1% 늘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주요 고객사인 한국GM이 수출 감소로 부진하고 현대·기아차도 신흥국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걸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인 실적 향상이다. 올해 실적은 방산 분야의 수요 증가가 도왔다. 방산은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0%이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엔 앞선 신규 수주가 뒤를 잇게 된다. 당장 올 하반기 연 150억원 규모 신형 스파크 계기판 공급이 시작됐다. 내년 초부턴 연 50억원 규모로 중국 장안기차에 쇼크 업소버를 납품한다. 상수도보호구역으로 묶였던 부산 본사 개발 규제가 풀린 것도 호재다. S&T모티브는 내년 2월 중 신규 공장을 가동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S&T모티브 관계자는 “2008~2009년 국제 금융위기와 GM의 법정관리라는 위기를 겪었으나 국내외 고객사 다변화와 친환경 부품 연구개발에 주력했고 그 성과가 지난해부터 실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최근의 잇따른 신규 수주로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T모티브 부산 본사 자동차 부품공장 전경. S&T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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