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무용론]왜 아스팔트로 나가나..승자독식 구도에선 '野의 숙명'

대통령제에서 야당이 소수면 의견 관철시킬 방법 없어
한국당, 총선 앞두고 사실상 전국 선거운동하는 셈
장기화 땐 국민 외면..복귀 시점 선택하는 게 중요
  • 등록 2019-05-23 오전 6:05:00

    수정 2019-05-23 오전 10:15:2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왜 야당은 잊을만하면 한번씩 아스팔트로 나갈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장외투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야당이 장외투쟁을 선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는 대통령제와 거대 양당 중심의 정당체제가 꼽힌다. 야당이 소수당일 때 야당 입장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킬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제도 개혁안이나 과거 사립학교법, 국가보안법처럼 주요 장외투쟁의 쟁점이 됐던 현안을 보면 야당 입장에서는 꼭 막아야 하는데 의회 내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어 장외투쟁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승자독식 양당제도에서 여야가 대결구도로 갈 수밖에 없는 우리 정치 특성상 소수 야당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선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장외투쟁”이라며 “정치 시스템, 정치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장외투장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자유한국당 장외투쟁의 경우 시기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파악된다. 황교안 대표를 위시한 한국당 의원들이 이번 장외투쟁을 통해 사실상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황 대표가 각 지역을 돌며 해당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집회를 열면서 본인의 얼굴도 알리고 지역이슈도 공략하고 있다”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통해 당과 황 대표 개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자기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으로의 지지세 확산을 노리고 있다”며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샤이보수층이 줄어들고 있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충청권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중도층을 끌어들이는데는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정치신인인 황 대표가 당내 입지를 공고화하기 위해 장외투쟁을 밀어부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황 대표가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1위로 나오고 있긴 하지만 당을 온전히 본인의 것으로 장악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당내 갈등 요인을 불식시키고 황교안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방법으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극한투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며 “여기에 원외인 황 대표가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하기 위한 무대로 장외투쟁을 선택한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외투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에 일치했다. 배 소장은 “정치권이 국회를 버리고 밖으로 나가면서 국회의 기능이 멈춰버리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며 “때문에 부득이하게 장외투쟁을 선택할 순 있지만 너무 장기화되면 오히려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국회로 돌아오는 적당한 시점을 잡는 게 투쟁 그 자체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평론가 역시 “이번 한국당의 장외투쟁 역시 장기화되긴 어렵다”며 “국민경제와 민생이 어렵다는 아우성이 있는 만큼 한국당도 조만간 국회로 돌아와 추경이나 민생법안 처리 등을 해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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