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의 씨네룩]오태식 가고 장세출 온다

씨네LOOK…'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
  • 등록 2019-06-20 오전 6:00:00

    수정 2019-06-20 오전 6:00:00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마음 둘 곳 없는 쓸쓸한 사내의 유일한 삶의 의미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 그 가족을 한순간에 잃고 울분을 터뜨렸던 오태식을 기억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13년의 시간을 넘긴 지금까지 그의 대사가 회자될 만큼 ‘해바라기’는 김래원의 ‘인생작’으로 꼽힌다.

오태식이 가고 장세출이 온다.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은 김래원의 ‘인생작’은 모르겠으나 ‘인생캐릭터’ 경신이 기대된다. 김래원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래원은 장세출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액션이면 액션 멜로면 멜로, 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장세출은 건달 출신이라는 점에서 ‘해바라기’의 오태식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장세출이 운명의 여인에 이끌려 ‘새 사람’이 되기 위해 우직하게 애쓰는 모습은 오태식의 쓸쓸하고 안쓰러운 ‘새 사람’ 되기와 달리 유쾌하다. 용역건달이 철거민을 겁박하기는커녕 식사를 대접하고, 추락하는 버스에서 몸을 던져 시민을 구하는 모습은 별나기까지 하다. 노래방에서 폼 잡고 부르는 노래가 ‘땡벌’인 줄 알았더니 “첨(처음) 사랑한다 말하던 날”이라며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을 부른다. 장세출의 감미로운 음색과 진중한 눈빛은 심장을 훅 치고 들어올 만큼 로맨틱하다. 장세출은 ‘해바라기’의 오태식에 견줘도 손색 없는, 어찌 보면 더 매력적인 인물이다.

장세출에게는 영웅의 모습이 투영돼있다. 사실 ‘조직 보스가 시민 영웅이 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영화의 설정은 비현실적이다. 건달이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부치는 모습은 판타지같지만 악인이 선인이 되고, 루저가 위너가 되며, 보통 사람의 성공담에 사람들은 더 응원하는 법이다.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은 누적 조회수 1억뷰를 넘긴 인기 웹툰 ‘롱 리브 더 킹’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연출을 첫 작품에서 688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큰 흥행을 거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이 맡았다. 감독은 조폭영화에 멜로를 덧씌워 ‘조폭옷을 입은 멜로영화, 멜로옷을 입은 조폭영화’로 전작과 다른 톤과 결의 영화를 선사한다.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은 ‘범죄도시’ 같은 통쾌한 하드코어 액션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순정마초의 성장담 및 성공담으로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감독은 전작에 이어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에서도 주·조연 구분 없이 인물 한 명 한 명 한 명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악역을 연기한 진성규 최귀화가 밉기는커녕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영화계에는 첫 작품을 대박 친 감독들이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강윤성 감독은 김래원과 어떤 시너지를 낼까.

별점 ★★★(★ 5개 만점, ☆ 반점) 감독 강윤성. 러닝타임 118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6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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