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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한 당직자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숙고 끝에 올린다. 지금 당의 방향이 무엇을 위한 길인가. 나라를 위한 것인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당을 위한 것인가”라며 이같은 내용의 글을 썼다.
그는 “지난 1년 안되는 시간동안 계속되는 장외 집회로 진정 지지율을 올리고, 나라를 바로 잡고,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인가”라며 “집회는 힘 없는 야당이 목소리를 내는 주요 수단 중 하나지만, 언제나 국민적 공감대가 대전제”라고 꼬집었다.
또 공안검사 출신인 황 대표를 겨냥 “지금의 당은 마치 검사동일체 조직인 것 마냥 굴러가고 있다. 대체 언제까지 의사결정 과정이 뭐냐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라며 “공천을 앞두고 의원들이 아무말 할 수 없다는 것은 백분 이해하지만, 공천보다 당선 가능성을 판단해봐야 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 공식대로 물갈이 비율 채운다고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등돌린 민심을 얻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할 때 아닌가. 그래서 중도 중도 하는 것이고, 지지율을 중시하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올라야 당선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래야 좋은 인재들이 모여 쇄신도 이뤄지는 것이다.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조그만 집회 하나에도 일선 경찰들은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짜는 마당에, 제1야당의 총선 준비 전략이 무언가”라며 “구도, 인물, 정책 뭐 하나 없이, 극우화된 모습만으로 한표라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사실상 태극기 세력이 중심이 된 이들의 선거법개정 반대 국회 점거 집회를 한국당이 주도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는 “당을 주도적으로 서포터했던 ‘우리’는 사라지고, 목소리 내는 것 조차 무서운 분위기 속에서, 이러면 안된다는 공감대 속에서도, 과정도 모르는 결정을 묵묵히 따라야만 하는 서글픈 현실”이라며 “20%대 지지율로 어찌 선거를 치르고, 비전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극우 소리 들어가며 어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또 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위성 정당’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나 가능한, 정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어찌 전국 선거를 치른단 말인가. 선거는 감성과 이성이 공존하는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또 다른 당직자는 “상당수 한국당 당직자가 그와 같은 생각일 텐데 용기가 부족해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 글을 시작으로 당 내부에서 더 많은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