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꿈틀대는 고요'로 변주…성낙희 '시퀀스'

2019년 작
음악·문학서 추구하는 리듬·운율 화면에
점·선·면으로 형태잡고 색으로 운동감 내
밀고 당기는 대신 녹아들고 섞이는 '진화'
  • 등록 2020-03-29 오전 12:20:00

    수정 2020-03-29 오전 12:20:00

성낙희 ‘시퀀스’(사진=페리지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단출하되 단순하지 않은 면과 면이 보인다. 경직됨 없이 부드럽게 다듬은 비슷한 도형들이지만 그 안에 든 색의 리듬감은 썩 다채롭다는 뜻이다. 정제된 표현에 강렬한 떨림이 들었다는 의미도 되고.

작가 성낙희(46)는 음악이나 문학에서 느낄 수 있는 리듬과 운율을 화면에 실어내 왔다. 그리는 일에서 바탕이 되는 점·선·면으로 형태를 잡고 색으로 꿈틀대는 변화와 운동을 모색하는 식인데. 최근 작업에선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나아갔단다. 이른바 ‘변주’다. 당기거나 밀어내는 힘 겨루기 대신 녹아들거나 섞이는 힘의 균형을 도모하게 됐다고 할까.

연작 중 한 점인 ‘시퀀스’(Sequence 5·2019)가 그 미묘한 세계를 품었다. 붉은 톤에서 푸른 톤으로 녹아드는 색의 흐름을 차분하고 정적인 구성으로 섞어낸 조합이다. 핵심은 가지런히 포개낸 신중한 붓질에 있다. 되는 대로 얹는 게 아니라 계산과 고민으로 중첩한다는 거다. 덕분에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나 보다. 고요하지만 결코 멈춘 것이 아닌 정중동의 행보가 이렇지 싶다.

5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페리지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모듈레이트’(Modulat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65×53㎝. 작가 소장. 페리지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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