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김호중→피원하모니…가요x극장 新 생존법 된 '팬덤 무비'

방탄소년단 영화 개봉 앞두고 예매율 56.8% 압도적
오프라인 무대 대신 영화로 데뷔 알리는 아이돌
"충성도 높은 마니아 고객 위한 현명한 전략"
관객 필요한 극장과 IP 욕심내는 가요계 이해 맞닿아
  • 등록 2020-09-24 오전 6:00:00

    수정 2020-09-24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관객 기근에 시달리던 극장가가 가요계와 손을 잡고 팬덤을 공략한 영화들로 활력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트롯가수 김호중 등 두터운 팬덤을 지닌 인기 가수들의 팬미팅 실황이나 무대 뒷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들이 최근 잇달아 추석 영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높은 예매율로 관객 훈풍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오프라인 무대를 선보이기 전 아예 영화를 통해 데뷔 소식을 알리는 아이돌까지 생겨나는 추세다.

(왼쪽부터)영화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 스틸, 방탄소년단 네 번째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 더 무비’ 포스터. (사진=CGV)
전문가들은 이를 코로나19 장기화가 낳은 새로운 풍속도로 보고 있다. 대작 영화들의 개봉이 잇달아 밀리거나 취소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관객들이 볼 만한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아야 하는 극장과 무대 외 팬덤과 소통할 창구 및 가수들의 이미지, 세계관 등을 활용한 새로운 IP(지식재산)를 찾아 나선 가요계의 이해가 맞닿아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어디까지나 특정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만을 공략한 영화란 점에서 보편적인 인기나 대중성을 띠기는 어렵다고 볼 수는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되지 않는 이상 극장에 철저히 발을 들이지 않는 현재의 관객 추세를 보면 상당히 현명한 전략이라고 본다”며 “블록버스터 영화급 관객을 끌어들이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마니아틱한 콘텐츠들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발길은 확실히 잡아끌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김호중 추석 극장가에 단비 될까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 100’ 1위에 등극하며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은 최근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국내 극장가에도 단비를 내려줄 기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24일 개봉인 방탄소년단의 네 번째 다큐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 더 무비’(이하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는 개봉일을 사흘 앞둔 지난 21일 오전 10시 기준 예매율 56.8%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 ‘테넷’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인 ‘뮬란’은 물론 국내 신작 ‘디바’, ‘검객’ 등을 모두 제친 압도적인 수치다. 예매율 2위인 ‘디바’(11.2%)와 5배나 차이난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가 코로나19 상황에 CGV에서 단독 개봉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50%를 상회하는 예매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란 반응이다. 예매 관객 수 역시 4만명에 이른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는 한국 가수 최초 웸블리 스타디움 단독 공연부터 빌보드 월간 박스 스코어 1위까지 뜨거웠던 스타디움 투어의 대장정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무대 뒤 인간적인 면모와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보다 앞선 세 편의 방탄소년단 다큐 영화들은 국내 개봉한 가수의 다큐멘터리 영화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모두 30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빌보드 1위로 방탄소년단을 향한 국내외 관심이 더 폭발적인 만큼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최근 입대한 트롯 가수 김호중의 첫 팬미팅 실황을 담은 영화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이하 ‘그대, 고맙소’) 역시 오는 29일 CGV 단독 개봉을 앞뒀다.

‘그대, 고맙소’의 경우 CGV의 다면상영특별관인 스크린X 오리지널 작품으로 기획단계부터 공을 들여 제작됐다.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270도로 확장된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기존 영화관에서 볼 수 없던 공간감과 현장의 생생함을 그대로 전할 예정이다. 군입대로 당분간 김호중의 공식 활동을 볼 수 없게 된 만큼 얼마나 많은 그의 팬들이 그를 보지 못할 아쉬움을 극장에서 달랠지 관심이 쏠린다.

CGV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적은 상영 영화들로 인해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꼭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대작, 상업 영화들이 없더라도 다양한 팬심과 취향을 반영하면서 극장이라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영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데뷔 전 세계관 무비까지…가요계, 영화랑 왜 손 잡나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지자 통상 아이돌의 데뷔 수단으로 활용되던 쇼케이스나 오디션, 음악방송 대신 ‘영화’를 택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 명가’로 알려진 FNC엔터테인먼트의 새 보이 그룹 피원하모니(P1Harmony)의 세계관을 담은 데뷔 영화 ‘피원에이치(P1H) :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하 ‘피원 하모니’)의 개봉일을 10월 8일로 확정했다. K팝 그룹 세계관이 장편 영화로 구현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이뤄지는 시도인데다 그 주인공이 이미 큰 팬덤을 확보한 인기 가수도 아닌 데뷔를 앞둔 신인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피원하모니는 기호, 테오, 지웅, 인탁, 소울, 종섭 등 6인조로 이루어진 보이그룹이다. 팀명 피원하모니는 Plus(플러스)와 숫자 1, Harmony(하모니)의 합성어로 ‘팀‘과 미지의 ‘하나’가 더해져 다양한 하모니를 만드는 가능성이 무한한 아이들이란 의미다.

영화는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영화화했다.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과거, 현재, 미래에 흩어진 소년들이 만나 희망의 별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비에는 약 2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영화들의 제작 예산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일반 아이돌의 데뷔 비용과 비교했을 때는 훨씬 많은 자금이 들어간 편에 속한다. AOA 설현을 비롯해 개그맨 유재석, 배우 정해인, 정진영 등 소속사 인기스타들도 영화에 대거 출연해 이들의 데뷔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FNC 관계자는 “그룹의 색깔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대중에게 설득력있게 소구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는데 이를 세계관으로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고 더 풍성한 이해와 몰입을 위해 장편 영화로 이를 극대화 시킨 것”이라며 “K팝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 편의 SF 영화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짜임새 있는 전개와 볼거리를 중요히 생각했다. 이 작품을 통해 K팝이 ‘보고 듣는’ 음악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다”고 취지를 덧붙였다.

윤성은 평론가는 “코로나19 상황이 불가피하게 계속 지속된다면 관객이 필요한 극장가와 콘텐츠 IP(지식재산)가 필요한 가요계의 니즈(needs)가 만나 ‘K팝 팬덤’이 영화의 한 장르로 굳어질 수도 있다”며 “글로벌 팬덤을 바탕으로 해외 극장 상영도 가능해질 수 있고,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방영 수익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에 총출동하나 FNC 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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