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경쟁자 배제' 조건에…요기요 매각 발목 잡히나

요기요 인수전 국내외 PEF간 대결 압축
경쟁자 NO…네이버·카카오 등 SI '배제'
업계 "결국 팔 곳 정해진 인수전" 평가
매각 측 좁아진 선택지…가격 협상 변수
  • 등록 2021-05-18 오전 1:30:00

    수정 2021-05-18 오후 4:32:32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배달서비스 2위인 요기요 인수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 가운데 잠재적 경쟁자를 배제한 상황이 인수전에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매각 이후 경쟁을 의식한 나머지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대기업 계열 전략적투자자(SI) 대신 국내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위주로 숏리스트(적격 인수후보)를 꾸려서다. 인수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SI가 사라지며 ‘팔 데가 정해진 인수전’이란 사실을 인지한 PEF들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PEF간 대결로 펼쳐지는 요기요 인수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요기요 예비입찰 결과 신세계와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이 숏리스트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딜리버리히어로(DH)가 보유한 요기요 지분 100%다. 이들 후보는 요기요 실사를 거쳐 최종 인수 의지를 확인한 뒤 내달쯤 본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예비입찰 직전까지만 해도 숙박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참여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증시 상장을 고려 중인 상황에서 업계 1위 여행·숙박 예약서비스에 배달 서비스를 연계하겠다는 전략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비입찰 결과 숏리스트에 오르지 못하면서 실사 기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숏리스트 선정 결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요기요 매각 측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 측은 연초부터 네이버나 카카오 등 유력 대기업 원매자를 배제한 매각 전략을 고수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매각 이후 시장 경쟁을 따져야 하는 매각 측으로서는 이들 원매자들의 인수가 ‘고양이한테 생선을 넘겨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매각 측은 요기요 매각을 고려할 때부터 국내외 PEF들을 잠재적 인수자로 분류했다. 업계에 따르면 DHK는 매각전이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 2월 홍콩계 PEF 등을 대상으로 태핑(수요예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숏리스트에 오른 신세계 온라인 통합법인인 SSG의 행보를 두고도 말들이 무성하다. 이베이코리아 실사를 진행하는 중에 요기요 인수전에도 나선 점에서 봤을 때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잡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PEF 대결로만 압축되는 그림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 최적화된 PEF보다 ‘인수한다’는 의지에 웃돈을 베팅할 수 있는 대기업의 등장은 여러모로 판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SSG의 등장은) 인수 여부와 상관없이 여러 변수를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깐깐한 PEF 협상…만족스런 가격 받을지 관건

관건은 요기요 매각 측이 내건 ‘경쟁자 배제’ 전제조건이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선 SSG와 MBK파트너스가 요기요 숏리스트에 오르며 경우의 수는 늘었지만 ‘결국 팔 데는 PEF’라는 분위기가 가격 협상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요기요 매각 소식이 전해진 초반에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2조원으로 평가받으며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배달 서비스 경쟁 격화와 애매한 포지션을 이유로 2조원 밸류에이션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급기야 최근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싼 가격에 인수한 뒤 가격을 불려야 하는 PEF 입장에서는 여러 부정적 요소를 협상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를 타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추가 성장에 물음표가 찍힌 상황이다. 백신 효과로 나들이 인파가 늘어날 경우 배달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쿠팡이츠의 추격도 고려 요소다. 쿠팡이츠는 최근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요기요를 맹추격하고 있다. 전국 서비스 시작 초창기인 상황에서 피 말리는 2위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PEF들간 경쟁이라는 점이 굳어지다 보면 무조건 가격을 높게 받아내기가 여의치 않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며 “매각에 방점을 맞춘다면 다른 얘기지만 흡족한 가격을 받아내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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