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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란 시즌에 상관없이 4개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US오픈, PGA 챔피언십, 디오픈)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골프 역사상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성공한 선수는 진 사라센, 벤 호건, 개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단 5명이다. 매킬로이가 6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리며 골프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그리고 2014년 디오픈 제패 이후 커리어 그랜드 슬램 완성을 위해 10번이나 마스터스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잡힐 듯 잡히지 않아 해마다 좌절을 맛봤던 매킬로이는 11번째 도전에서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17번 도전 끝에 마침내 그린재킷..골프 역사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2타 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매킬로이를 위협한 상대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지난해 US오픈에서 경기 막판 재역전하며 매킬로이의 메이저 우승 꿈을 무너뜨렸던 장본인이다.
10개월 만에 다시 성사된 ‘리턴매치’를 앞둔 둘은 불꽃 튀는 대결을 다짐했다. 디섐보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추격하겠다”고 역전 우승을 장담했다. 매킬로이는 “나는(우승할) 준비돼 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전보다 더 단단해졌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초박빙이 될 거로 기대했던 승부는 예상 밖으로 전개됐다. 매킬로이가 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디섐보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2번홀(파5)에서 선두를 내줬고 3번홀(파4)에서 다시 선두를 되찾았다.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3타 차로 달아나 여유를 찾았다. 이후 디섐보는 추락을 거듭해 공동 5위(7언더파 281타)로 끝났다.
9번과 10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해 디섐보와 타수 차는 4타 차로 벌어져 일찍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11번홀(파4) 보기에 이어 13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아멘코너의 저주가 찾아왔다. 앞에서 경기하던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추격했다. 5언더파로 출발한 로즈는 15번홀까지 5타를 줄여 매킬로이와 공동선두가 됐다. 로즈는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먼저 11언더파로 마쳤다. 매킬로이는 15번홀(파5)에 이어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12언더파로 점수를 낮췄지만, 18번홀(파4) 보기를 하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졌다.
감격한 매킬로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엔 “로리”를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퍼졌다.
매킬로이는 골프 역사의 이정표를 썼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9승에 역대 6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으로 전설의 길에 다가섰다. 로리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 모두가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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