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품격’ 추대장役 하도권 “재등장, 상상도 못해”(인터뷰)

  • 등록 2019-02-26 오전 6:00:30

    수정 2019-02-26 오전 6:00:30

하도권(사진=본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재등장할 줄 몰랐어요. 동료 배우·스태프들과 작별 인사도 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었어요. 다시 만나 반가웠죠.”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185cm 큰 키에 듬직한 체구, 반삭발 헤어에 굵은 목소리가 남성미를 대표했다면, 연기와 자녀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때 들뜬 표정과 섬세한 표현엔 여성스러움도 묻어났다. 지난 21일 종영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에서 추대장 역을 맡은 배우 하도권(42)이었다.

◇“삭발, 재등장 임팩트 주고 싶어 선택”

추대장은 황제 이혁(신성록 분)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천우빈/나왕식(최진혁 분)의 등장으로 밀려나는 인물이다. 중반부에 퇴장한 그는 후반부 민유라(이엘리야 분)와 함께 다시 등장,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그도 몰랐던 전개였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이틀 전 제작진의 전화를 받았다. “대본이 나왔는데 추대장이 다시 나온다”는 내용이었다. 부랴부랴 여행 일정을 조정했다.

삭발은 그의 아이디어였다.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주동민 PD의 귀띔도 있었다. 고심을 거듭하다 헤어스타일에 과감히 ‘투자’했다. 머리를 밀고 나타난 그에게 주 PD는 고맙다고 말했다. 덕분에 그의 캐릭터도 풍성해졌다. 여러모로 도전이 많은 현장이었다. 각종 격투신과 차 추격전도 대역 없이 촬영했다. 운동을 좋아해 일찌감치 익힌 격투기와 무술이 큰 도움이 됐다.

오랜 친구인 신성록과 호흡을 맞춘 첫 드라마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하와이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신성록의 결혼식에서 사회·축가를 맡았다. 하도권은 “평소엔 애들처럼 서로 까불면서 놀다가 현장에서 (신)성록이를 보니 ‘그냥 해온 게 아니구나’ 싶었다.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고집을 부리는 걸 보면서 ‘리스펙’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황후의 품격’ 방송화면 캡처
◇무대 경력 20년을 뒤로…“연기만을 위해”

시청자들에게 낯선 얼굴이지만 그의 무대 경력은 꽤 길다. 시작은 성악이었다. 고교시절 음악 선생님은 목청이 좋은 그를 눈여겨봤다. 반 친구들 앞에서 파바로티를 흉내 냈던 날 음악 선생님은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부모님께 “성악을 시켜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종성 은사님이 절 발굴해 주셨다”고 웃었다. 서울대 성악과에 진학해 다수 오페라와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일본 유명 극단인 시키(四季·사계) 단원으로 3년 동안 활동했다.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로서 충분히 안정적인 위치였다. “연기에만 집중해보고 싶다”는 오랜 고민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주변의 만류도 그의 뜻을 꺾지 못했다. 초심을 다지는 의미로 본명 김용구 대신 하도권이란 활동명도 만들었다.

하도권으로서 데뷔작은 조수원 PD의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2016)다. 낯선 방송가에서 고군분투하던 그에게 조 PD는 용기를 불어줬다. 조 PD를 인생의 멘토라고 표현했다.

“모험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성악에서 뮤지컬로 활동 영역을 바꿀 때도 그랬어요. 방송·영화의 매력은 분명해요. 제 연기를 제가 볼 수 있잖아요. 하루 종일 모니터하는 날도 있습니다. 무대는 늘 그립죠. 무대의 먼지 냄새, 조명의 따뜻한 느낌, 정적 끝에 터져 나오는 박수…. 그렇지만 당분간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사진=SBS ‘황후의 품격’ 스틸컷
◇롤모델은 하비에르 바르뎀…“희망의 증거되길”

용기 있는 도전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황후의 품격’ 덕에 그를 알아보는 이들도 조금씩 늘어났다. 작품이 없을 땐 강의와 육아에 전념 없다. 아내인 성우 여민정은 그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아내가 물어봐요. ‘할만해?’라고. 무작정 대기가 길어질 때도 있고, 매니저 없다 보니 밤샘 촬영하고 휴게소에서 쪽잠을 자고 돌아오는 날도 있죠. 워낙 좋아하는걸 아니까 응원해줍니다.”

그의 롤모델은 스페인 출신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다. 투박함과 섬세함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꽤 닮아 있었다. 바르뎀의 대표작 ‘비우티풀’을 예로 들며 “깊고 진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 먹고 연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중에는 저와 같은 가장도 있겠죠. 꼭 젊고 잘생긴 사람만 배우를 하란 법이 있나요. 제가 그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습니다.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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