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다. 사회적·생활속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활필수품에 대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1등 공신은 단연 택배서비스다.
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고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까지. 문 앞에 놓인 고맙고 든든한 종이상자를 집어드는 데는 망설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언택트(비대면) 소비의 대명사였던 택배에 불안함이 드리워졌다.
|
그렇다면 물류센터를 거쳐 집 앞에 도착한 택배를 집안으로 가져가 꺼내 사용하거나 먹어도 괜찮을까? 지금까지 나온 세계보건기구(WHO)와 방역 당국의 입장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로 요약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월 WHO는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에서 보낸 택배나 우편은 위험하지 않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후 지금까지 택배를 통한 감염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서한이나 소포 등 물체 표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린스턴대 등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이보드(골판지)에서 최대 하루 생존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종이 판지에서는 바이러스가 평균적으로 4~5시간 정도 생존하고 아주 최적의 조건일 때 최장 시간이 하루”라면서 “배송 기간이 보통 1~2일 소요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배송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의 경우도 포장이 돼있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기에 불안은 여전하다.
물류 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았거나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배출한 경우라면 전파됐을 수 있기 때문. 또 하루 이틀을 넘기는 보통 배송과 달리,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새벽배송은 소요시간이 짧다. 특히 신선식품은 저온 상태로 배달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생존하기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말의 가능성까지 차단하기 위해서 택배 상자를 열고 물건을 꺼낸 뒤 손을 꼼꼼히 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손으로 얼굴을 자주 만지지 않는다는 생활수칙도 지켜야 한다.
특히 휴대전화 액정을 만드는데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 유리와 같은 표면에 바이러스가 최대 9일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국제학술지 ‘병원감염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손 씻기와 더불어 휴대전화까지 알코올 솜으로 닦아준다면 바이러스와 더욱 멀어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