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감상보다 더한 분석의 유혹…박민준 '영원의 탑'

2020년 작
흑백 명암, 섬세한 붓의 움직임만으로
'숫자구성'으로 이해해본 세계를 표현
직접 쓴 소설 기반해 푼 '철학적 사유'
  • 등록 2020-12-06 오전 3:30:00

    수정 2020-12-06 오전 3:30:00

박민준 ‘영원의 탑’(사진=노블레스컬렉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섣불리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다. 태어나 처음 본 저들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으니까. 높은 곳에 선 이들은 나팔을 불고 깃발을 휘두르고, 낮은 곳에 선 이들은 다른 손들을 빌려 나선에 휘감긴 공을 허공에서 돌리고 있다.

감상보다 분석이 더 급해 보이는 작품은 작가 박민준(49)이 그린 ‘대형 잉크화’다. 작가는 숫자의 구성으로 세계를 이해하려 한단다. 가령 ‘2’는 음양, 남녀, 삶과 죽음처럼 만물의 이중성을 말하고, ‘3’은 인간과 신을 연결한다고 했다. ‘4’에서 비로소 완전한 세계를 갖추는데 ‘땅·물·불·바람’ 같은 요소가 충족돼서란다.

수정도 할 수 없고 덧칠도 불가능하다. 오로지 흑백의 명암과 섬세한 붓의 움직임만으로 그 심오한 철학적 사유를 표현했다는 건데. ‘영원의 탑’(2020)은 그렇게 제작한 잉크화 12점 중 한 점이다. 짐작하다시피 ‘12’는 열두 달을 의미할 테고, 작품은 그중 어느 한 달에 벌어진 장면을 상징했을 거다.

여기까지면 됐다. 이제 저 정교한 필선에 빠져들어 볼 차례다.

12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노블레스컬렉션서 여는 개인전 ‘두 개의 깃발’에서 볼 수 있다. 전시명은 작가가 직접 썼다는 동명소설에서 따왔단다. ‘불멸을 위한 갈망’을 소설 전반에 깔아뒀다고 했다. 종이에 잉크·아크릴. 201×136㎝. 작가 소장. 노블레스컬렉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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