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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판매망이 좁아지면서 중소형 증권사가 새로운 판매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작년 3월 7조1925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판매했지만 지난 3월 6조3932억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신한은행도 작년 3월 말 기준 4조488억원이었던 판매 규모가 지난 3월 1조5416억원으로 62%나 줄었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3조7499억원에서 2조4332억원으로 35.1% 감소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선호되던 중소형 증권사의 판매망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판매 자체가 예전보다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교류가 없었던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불러주면 바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소형 증권사의 판매규모는 은행권과 정 반대 흐름을 보였다. 유안타증권(003470)은 작년 3월 2조5234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판매했지만 지난 3월에는 3조5159억원으로 39.3% 늘었다. 교보증권(030610)은 작년 3월 9조6800억원어치 사모펀드를 판매했지만 지난 3월 말에는 11조5758억원으로 19.6% 늘었다.
실제로 판매사 입장에서도 사모펀드 판매에 대한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던 신한은행에 대해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투자원금의 최대 80%를 지급하라고 권고했고,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던 NH투자증권 등 판매사에게는 전액 반환을 권고한 상황이다.
대형증권사는 깐깐한 심사…상품 내는 운용사 제한적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일정 규모의 판매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우량 운용사만 선별해 판매망에 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운용사의 운용자산(AUM)이나 자본금 등의 정량적인 요건이 높아진 것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사모상품 판매 전은 물론 판매 후에도 까다롭게 운용사를 평가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운용 간섭이라고 당국에서 판매 이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는데,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상적으로 사모펀드를 신규로 설정하고, 증권사 등에 원활하게 판매할 수 있는 운용사는 10~20곳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를 설정한 국내 운용사가 327곳인 것에 비교하면 펀드 설정과 판매 의사가 있어도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의 자본금 등 고유자금을 넣으려고 해도 최소 한 곳과는 판매 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꼭 외부 자금을 받으려는 목적이 아니어도 판매 계약을 하지 않으면 펀드 출시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