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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상장한(스팩제외) 31개 기업의 공모가대비 이날 기준 평균 수익률은 37.03%로 나타났다.
공모주를 확보해 지금까지 들고 있다면 대부분이 수익권이지만, 이 중 7곳은 마이너스였다. 특히 최근 청약을 진행한 2개 종목은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 이하에 형성됐고 상장 첫날부터 두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상장한 색조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문업체 씨앤씨인터내셔널(352480)은 공모가가 4만7500원이었지만 시초가가 4만7250원에 형성된 이후 13% 하락한 4만1150원에 마감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898대 1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초가가 공모가 보다 낮게 책정되며 기대가 꺾이자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거래량만 215만주, 929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지난 14일 상장한 프리미엄 건강식품 제조업체 에이치피오(357230)는 공모가가 2만2200원이었지만 시초가는 그보다 낮은 2만원에 형성했고, 상장 당일 1만675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날은 6% 가까이 상승해 1만7750원에 장을 마쳤다.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공모청약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데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 불발 충격이 가장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시초가가 2배에 형성되며 ‘따상’ 기대감을 키웠지만, 상장 당일 22만2500원을 터치한 후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는 13만8000원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제시한 적정가 하단인 14만원대를 밑돌고 있다. 여전히 31%의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기대를 크게 밑돌며 공모청약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개미 투심 떠날까 조심조심
시장 전문가들은 고평가된 공모가 거품이 오히려 IPO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내기주가 상장후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주식시장이 고점에서 등락하며 IPO 관련주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IPO가 개인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떠넘기다시피 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IPO 가격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IPO 광풍에 올라타려다 오히려 상장 당일 주가하락으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20일 상장하는 샘씨엔에스는 일반경쟁률 1104.29대 1을, 21일 상장하는 제주맥주는 1747.82대 1을, 삼영에스앤씨는 2392.84대 1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상태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 없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내부에선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 기업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이라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는 상태”라며 “상장 당일 증시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날 상황을 따라갈 수 있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