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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박은별 기자] `팝의 전설` 스티비 원더(60)의 공연은 1만여 관중들의 기립박수로 보답하기에도 부족한 느낌이었다.
스티비 원더는 10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XI 스티비 원더 내한공연`이란 타이틀로 공연을 펼쳤다. 1995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한 차례 공연을 선보인 이후 15년 만에 다시 한국 팬들을 찾은 것이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스티비 원더는 `역시나`였다. 스티비 원더는 공연 내내 신들린 듯한 악기 연주와 노래를 선보이며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스티비 원더는 지금의 자신들을 있게 한 히트곡 중 27곡을 골라 2시간 30여분에 달하는 공연을 짜임새 있게 이어갔다. 그는 `마이 아이즈 돈 크라이`(My eyes don’t Cry)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무대에 등장한 스티비 원더는 특별한 무대 장치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 자체만으로 빛이 났다.
스티비 원더는 공연 앞부분에는 다소 템포가 빠른 노래로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고 공연 중반 즈음에는 감상적인 발라드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국내 음악 팬들이 변함없이 사랑하는 그의 명곡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유아 더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아이 저스트 콜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아이 위시`(I wish), `포 원스 인 마이 라이프`(For once in my life), `고 홈`(Go home) 등 수많은 히트곡들이 나올 때면 관객들은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며 스티비 원더와 함께 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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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공연에서 스티비 원더는 다양한 사운드를 생생하게 살리는 데 초점을 뒀다. 그는 신디사이저, 일렉트릭 기타, 피아노, 하모니카를 오가며 다양한 연주를 선보여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공연 마지막 즈음에는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함께 리듬을 맞추는 신선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공연 중 스티비 원더는 한국 관객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를 언급하며 "남과 북은 전쟁이 아닌 대화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팬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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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스티비 원더 부자간의 합동 무대였다. 스티비 원더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아들 세 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스티비 원더는 자신의 히트곡 `이즌 쉬 러블리`(Isn`t she lovely)를 세 아들과 함께 부르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큰 아들은 박수와 함께 신나게 공연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고 작은 아들 둘은 수줍은 듯 제자리에서 박수만 치며 아버지의 무대를 응원했다.
이어 큰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듀엣 무대를 완성했고 작은 아들은 뛰어난 드럼 실력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티비 원더는 마지막 곡으로 `어나더 스타`(Another Star)를 한국 팬들에게 선물하며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스티비 원더는 `사랑합니다`를 연신 외치며 자신의 공연을 찾아 준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공연은 폭우에 교통체증까지 겹쳐 관객들이 많이 착석하지 못해 30분정도 늦게 시작됐다. 하지만 1만여 객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은 스티비 원더를 박수와 환호로 맞았고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음악에 몸을 맡기며 공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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