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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뭐 어쩌겠어요"라며 애써 웃어보였다. 하지만 그의 미소 뒤에는 아쉬움의 그늘이 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포커에서 올인을 걸어놓고 마지막 히든카드를 못보는 느낌"이라는 표현이 홍성흔의 현재 심경을 잘 설명해준다.
하지만 비록 야구선수 홍성흔은 잠시 휴업에 들어갔어도 여전히 그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오버맨'이라는 별명답게 덕아웃의 활력소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경기 전 홍성흔은 "우리 팀이 정말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내가 없더라도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동료들에게 당부했다.
롯데로선 홍성흔의 빈자리가 당연히 크기만 하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전 홍성흔을 대신할 선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옮기고 정보명을 1군에 올리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지만 확실히 타선의 무게감은 떨어져보인다.
하지만 홍성흔의 부상이 롯데에 악영향만을 미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피말리는 4위 경쟁을 치르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던 선수들이 홍성흔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고 있다.
경기 후 이대호는 "(홍)성흔이 형의 결장에 선수들이 더욱 잘하자고 뭉친 것이 오늘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달라진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손에 깁스를 한 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홍성흔. 하지만 그가 덕아웃에 있는 것만으로도 롯데는 힘을 얻는다. 홍성흔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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