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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은 탄탄한 전력을 뽐내며 리그 1, 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다. 빈틈이 크게 보이지 않고 전력이 비슷한 두 팀일 수록 하나의 작은 수비 실책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치명적이기도 하다. 이전 두 경기가 그랬다.
삼성과 KIA는 두 경기 모두 경기 중반까지 1점 차의 살얼음판 승부를 벌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비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경기 모두 수비가 승부를 가른 경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먼저 12일 1차전. KIA 에이스 윤석민은 3-2로 앞서던 6회말 수비 실책의 덫에 걸려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채태인의 평범한 타구는 1루수 김주형의 왼쪽 다리를 맞고 굴절됐다. 김주형의 실책 덕분에 채태인은 1루에 나갈 수 있었다. 이어 다음타자 조영훈도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유격수 이현곤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1루수 김주형이 만든 작은 틈이 단단해 보이던 KIA 윤석민을 무너트리고 말았다. 숨 한 번 쉴 정도의 짧은 순간에 나온 실수가 큰 차이를 만들었다. 윤석민은 결국 올시즌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반대로 13일 경기에서는 수비 덕분에 KIA가 웃었다. 3회말 나온 KIA 중견수 이용규의 호수비가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놨다.
이용규의 호수비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KIA는 4회초 공격부터 매섭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4회초 1사 1,2루에서 이현곤은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2사 후 신종길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내 4-2로 역전시켰다. 7회초에도 2사 후 연속 4안타로 3점을 추가했고, 9회초 이종범의 희생플라이 1타점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좋은 수비 한 개가 홈런 못지 않게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셈이었다.
삼성과 KIA 모두 3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양보할 수 없다. 이날 결과로 1, 2위 팀의 승차가 1경기로 좁혀지거나 3경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역시 관건은 수비다. 물 샐틈 없는 철벽 수비가 뒷받침되는 팀이 마지막에 웃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