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전기요금, OECD평균보다 높다"...정부 발표, 현실과는 '격차'

가천대 홍준희 교수팀 시뮬레이션 결과
체감요금 210~320원/kWh, OECD 평균 202원
누진율 없거나 낮은 해외와는 괴리 커
한전도 해외통계의 오류가능성 인정
  • 등록 2016-08-11 오전 5:00:00

    수정 2016-08-11 오전 8:26:4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내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훨씬 낮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대다수 가구는 이보다 훨씬 비싼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을 공급하는 당사자인 한국전력도 해외 통계가 실제 체감 전기요금과는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10일 가천대 에너지IT학과 홍준희 교수 연구팀이 주요 전기수요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의 실질 체감 요금은 약 210~320원/kWh(2015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OECD 평균치(202원/kWh)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개편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자 “국내 전기요금이 OECD 대비 61.3%로 싸다”고 밝히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그 근거로 내세웠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OECD 평균 가정용 전기요금은 178.9달러/MWh, 한국은 109.6달러/MWh로 지난해 평균 환율(1131.5원)을 적용하면 OECD 평균은 202원/kWh, 한국은 124원/kWh다.

홍 교수 연구팀은 산업부가 누진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IEA 통계를 그대로 인용해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의 경우에는 누진제가 아예 없거나 누진율이 낮은데 일률적으로 전기료 평균치만을 비교하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체감 전기료를 산출하기 위해 절반 이상의 가구가 분포한 누진제 3~4단계 가구에 ‘한계비용’ 개념을 적용해 계산했다. 지난해 기준 3단계(201~300kWh)는 700만9000가구(30.3%), 4단계(301~400kWh)는 524만7000가구(22.6%)에 달한다.

연구팀이 3·4단계에서 1kWh를 더 쓸 때 추가되는 요금부담을 계산했더니 3단계 201kWh에서 1kWh를 더쓰면 2만3240원(기본요금*전력량요금)에서 2만3450원으로 210원이 오르고 4단계 301kWh에서 1kW를 더 쓰면 4만7260원에서 4만7580원으로 320원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도 IEA 통계가 현실과 괴리된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IEA의 우리나라 가정용 요금 추세가 한전이 계산한 주택용 요금 추세와 맞지 않다”며 “해외에는 심야전력 요금제가 없기 때문에 IEA 요금은 주택용 요금에 단가가 낮은 심야전력 요금이 반영돼 낮아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심야전력 요금단가는 45.2~88.4원/kW으로 주택용(60.7~709.5원)보다 최대 16배 싸다.

홍 교수는 “국민들이 1kW 당 체감하는 요금부담을 토대로 해외와 비교해야 괴리감이 생기지 않는다”라며 “정부가 이제라도 하반기 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누진제 개편 TF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 소비량에 따른 누진제 요금 현황.(출처=한전,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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