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火', 호수에 가라앉다

필리핀 카비테주 타가이타이 힐링 여행
연중 온화해 필리핀의 평창이라고 불려
너처 웰니스 빌리지, 소냐스 가든 등 힐링 리조트
  • 등록 2017-05-12 오전 12:01:00

    수정 2017-05-12 오전 1:11:49

필리핀 카비테주에 속한 타가이타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타알호수와 타알화산. 뉴욕타임스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여행지 1위’로 꼽은 타알화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필리핀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살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다. 어찌 보면 삶 자체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에 충격을 준다. 적절히 없애지 않으면 병이 된다. 힐링이 중요한 이유다. 힐링은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그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휴식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아무것도 안 하는, 더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 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쉬는 방법을 모른다. 그나마 아는 방법의 하나가 여행이다. 물론 가끔 여행도 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무엇을 보거나, 먹거나, 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그냥 쉬기로 했다. 일에 대한 불안감 따윈 제쳐놓고서 말이다.

타가이타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타알호수와 호수변 마을
◇필리핀의 평창 ‘타가이타이’

타알화산이 보이는 전망좋은 식당에서 여유를 즐기는 필리핀인들
필리핀은 7100여 개의 섬이 ‘헤쳐 모인’ 나라다. 세부·보라카이·팍상한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휴양지가 즐비하다. 그야말로 축복받은 땅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얼굴에 피는 미소에도 여유가 스며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순박하고 온후하다. 세련되지 않아도 질박하고 꾸밈이 없다. 그래서 삶에 여유가 넘친다. 사람들의 여유가득한 천진한 미소는 여간해서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 여유도 아마 자연이 준 선물일 게다.

필리핀의 수많은 여행지를 두고 타가이타이로 향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다. 타가이타이는 필리핀 카비테 주에 속한 작은 도시다. 마닐라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다. 마닐라와 가깝지만 전혀 다른 색깔과 향기를 지닌 곳이다. 타가이타이라는 이름 자체는 조금 생뚱하다. ‘아버지 엉덩이를 걷어차다’는 뜻이란다. 예부터 이곳에 불효자가 많이 살아 붙은 이름이란다. 어처구니없는 이름이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과거의 행태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부자간 그렇게 사이가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타가이타이는 마닐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휴양지다. 젊은이에게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 이유는 필리핀답지 않은 쾌적한 기후여서다. 여기는 일 년 내내 20~25℃의 기온을 유지한다. 아마 꼭 부둥켜안고 있어도 그렇게 덥지 않다. 이유는 해발 700m 고지대에 도시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평창과 같은 곳이다.

마닐라를 지나 타가이타이 시내로 들어서면 향긋한 라임향처럼 공기부터 달라진다. 번잡한 도심을 지난 차는 어느새 한적한 시골풍의 마을로 접어든다. 길가 멀리 호수가 보인다. ‘타알화산(Taal Volcano)’이다. 타가이타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뉴욕타임스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로 꼽은 곳이다.

타알화산은 수억년 전 화산이 폭발한 뒤 길이 25km, 폭 18km에 이르는 타알호수가 만들어졌다. 1977년 다시 화산 폭발리 일어나 화산 분화구 안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났다. 화산 속 화산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볼거리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복식화산. 그리고 지금도 활동하는 작은 화산이다. 마치 자녀가 부모의 품 안에 들어온 모습이다. 엄청난 호수 안의 작은 화산은 산전수전 을 겪고 돌아온 탕자의 모습처럼 평온하다.

머무는 것 자체가 쉼이 되는 필리핀 타가이타이 ‘너처 웰니스 빌리지’
머무는 것 자체가 쉼이 되는 필리핀 타가이타이 ‘너처 웰니스 빌리지’
◇ 머무는 것 자체가 ‘쉼’이 되는 ‘너처 웰니스 빌리지’

본격적인 ‘쉼’은 타가이타이 내 자리한 리조트에서 시작한다. 타가이타이에는 다양한 리조트와 호텔이 있다. 그중에서도 힐링이 목적이라면 너처 웰니스 빌리지는 기억해야 할 숙소 중 하나다. 일단 음식부터가 남다르다. 리조트가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키운 유기농 작물이 식탁에 오른다. 또 음식에 사용하는 향신료도 화학 조미료가 아니라 갖가지 맛이 나는 유기농 잎을 사용한다. 리조트에서 판매하는 커피도 설탕 시럽이 아닌 이스티비아 잎을 사용해 단맛을 낸단다. 농장에서 갓 수확한 채소로 주스를 만들어 투숙객들에게 제공한다. 리조트 이름처럼 웰니스한 곳이다.

리조트 인근의 농장도 견학할 수 있다. 리조트 프런트나 컨시어지에 예약하면 리조트 직원이 동행한다. 이 직원은 농장에서 채소와 과일을 어떻게 재배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농장에서는 필리핀 정통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화학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생강이나 마늘, 지렁이, 벌레 등을 이용한다.

또 너처 웰니스 빌리지에서는 유기농 오일 제품을 이용한 스파를 받을 수 있다.너처 웰니스 빌리지의 스파는 미국 CNN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편한 스파’ 28곳 중 한 곳이다. 이곳의 60~90분짜리 고급 마사지 비용은 1200~1800필리핀페소(약 2만7000~4만1000원)로, 태국의 고급 마사지에 비해 다소 저렴한 편이다.

1박2일 안티에이징 패키지부터 하루 세 끼 식단과 운동, 침술 등이 포함된 4박5일 체중 감량 프로그램 등 선택의 폭이 넓다. 너처 웰니스 빌리지 관계자는 “일부 육류를 제외한 우리 리조트에서 내놓는 모든 음식은 직영 농장에서 기른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것”이라며 “며칠간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 생활하다 보면 저절로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냐스 가든의 정원


◇ 행복한 기억속의 시골 집 ‘소냐스 정원’

소냐스 가든의 정원
소냐스 가든은 이름 그대로 소냐의 정원이다. 풀 네임은 소냐 가르시아. 영국 유학파 출신이다. 1964년부터 20여 년간 필리핀내셔널뱅크(PNB)에서 근무한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이다. 소냐스 가든은 그녀가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정원을 생각하며 만든 공간이다. 처음에는 레스토랑으로 시작했다가 2002년 현재의 비앤비(Bed & Breakfast) 리조트로 재개장했다. 2008년 스파까지 들어서며 현재의 모습이 됐다.

리조트라기보다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숙소에 가깝다. 깨끗하고 널찍한 독채에서 자고 유기농 식단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좁은 방 한칸이 아니라 집 한채를 숙소로 제공한다. 일반 가정집 스타일이다. 집 크기도 제각각이다. 2~10명까지 한 빌라에 같이 묵을 수 있다. 모두 독립된 공간이라 이곳에서 단 하루를 묶어도 집 주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원도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필리핀 고유의 꽃으로 가득해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숙박하지는 않더라도 꽃들로 꾸며진 정원을 거닐어 봐도 좋다. 숙박한다면 이곳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는 계곡을 막아 수영장으로 꾸민 ‘소냐스 시크릿 헤이븐’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소냐스 가든은 꼭 이곳에서 잠을 자지 않더라도 스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이들 찾는다. 인근 너처 웰니스 빌리지에선 90분짜리 필리핀 전통 전신 마사지 가격이 1800페소(4만1000원)인데, 여기서는 그 절반 가격 정도밖에 안된다.

◇여행메모

△가는길= 인천에서 3시간 30분을 날아가면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공항에 닿는다. 마닐라에서 타가이타이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버스를 타야한다. 너처 웰니스 빌리지에서는 미리 예약한 고객에 한해 셔틀버스를 공항까지 운행한다.

△여행팁= 마닐라에서 1박할 경우 5성급 호텔인 ‘소피텔 필리핀 플라자 마닐라’가 좋다. 마닐라만(灣) 뒤로 저무는 석양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은 마사지·풋스파·네일케어는 물론 피부과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에스테틱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급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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