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적호조 기대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전체 순이익은 전분기보다는 줄겠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비지배지분순이익까지 더한 이들 4대 은행의 3분기 총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6205억원이다. 전분기대비 10.7% 줄어든 수치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23.2% 많은 수준이다.
KB금융 2분기 연속 신한 제칠 듯
은행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무엇보다 KB금융의 리딩뱅크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FN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추정치는 KB금융이 8390억원으로 신한지주의 7801억원보다 높다. 지난 2분기 1028억원 차이로 KB금융이 신한지주를 2009년 1분기 이후 8년여 만에 앞지른 데 이어 3분기에도 1위를 지킬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다만, 순이익 차이는 589억원으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KB금융이 실적에 날개를 단 배경으로는 은행과 비은행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분기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덕이다. 실제 KB금융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지분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분기 63%로 1년 전 75%에 비해 낮아진 반면 손해보험, 카드,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부분 비중은 25%에서 37%로 확대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계열사별 자체 이익도 있지만 연결해서 낸 수익도 상당하다”며 “복합점포를 늘리는 등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한 효과”라고 말했다.
2~3분기 KB금융이 선전하면서 연간으로도 신한지주를 제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예상 순이익은 KB금융이 3조3204억원, 신한지주가 3조2540억원으로 KB금융이 664억원 앞선다. 2008년 KB금융지주 설립 후 연간 단위로는 처음 역전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KB사태’로 흔들렸던 KB금융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회성을 제외하면 KB금융의 경상적 이익수준이 8000억원 중반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용이 더 안정화되고 일회성이 조금만 더해져도 분기별 순이익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도 탈환 노력…당분간 1위 다툼 지속
다만, 신한금융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조용병 회장 취임 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6월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3개 부분을 확대 개편하고 이를 앞세워 아시아 리딩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은행도 자체적으로 하반기에 디지털과 글로벌, GIB그룹, 대기업그룹 등의 본부를 신설해 역량 강화에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은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솔직히 지금 나와 있는 증권사 매물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대기업 계열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관심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