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발표라더니 광고? ‘주목 경제’ 노리는 과도 마케팅 논란

제주항공, 스킨푸드 등 검색 유도하는 자극적 광고
1인 미디어에서도 자극적인 장면 규제 없어
주목 받는 만큼 돈이 된다는 생각에 자극성 심해져
  • 등록 2019-05-26 오전 12:20:44

    수정 2019-05-26 오전 12:20:44

(사진=카카오톡 캡쳐) 제주항공에서 중대발표란 검색어를 유도하고 있다.


“중대발표다, 대국민사과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려고 과도하게 낚시성 광고들을 뿌려서 어떤 정보가 진짜인지 정말 어지러워요. 심지어 요즘 개인 방송에서는 폭력적인 모습이나 혐오표현들도 규제 없이 내보내고 광고하기도 하더라고요”

지난 15일 제주항공은 카카오톡을 통해 다수의 고객에게 “지금 ‘제주항공 중대발표’를 검색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메시지를 전송한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제주항공 중대발표라는 검색어가 올라왔다. 하지만 중대발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나온 내용은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내용의 이벤트 광고였다.

최근 여러 기업에서는 자극적인 용어를 이용해 이른바 낚시용 마케팅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짜 뉴스 혹은 과도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온/오프라인에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구독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여러 기이한 행동을 일삼고 심지어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까지 그대로 노출하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주목 경제라고 진단했다. 주목 경제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경제적 성패의 주요 변수가 된 경제를 일컫는 말로 관심 경제라는 말로도 쓰인다.

(사진=스킨푸드 홈페이지 캡쳐) 대국민 사과문으로 발표된 내용에 들어있는 사과 사진


대국민사과라더니 진짜 사과 사진?”

제주항공의 사례뿐 아니라 이러한 과도한 마케팅의 사례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7일 화장품 브랜드인 ‘스킨푸드’에서는 대국민 사과문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하지만 거창한 대국민 사과문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에는 ‘피부에 양보 드리지 못한 죄’, ‘금전적인 부담을 안겨 드린 죄’라는 죄목에 대한 사과와 함께 커다란 사과 사진이 함께 기재됐다.

두 회사의 마케팅에 대해 네티즌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제주항공 중대발표에 대해 한 네티즌은 “낚시용 광고”라며 화를 냈고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중대발표라더니 홍보 효과만 노리고 고객들을 기만하는 무슨 이런 광고가 다 있느냐”며 “이런 광고를 기사라며 실어주는 언론도 문제”라고 말했다.

스킨푸드의 사과문 광고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 네티즌은 “무슨 이런 광고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니 기사 코너에서도 1위 기사로 있다”며 “대국민 사과가 이벤트라니 사과라는 이름을 달고 장난을 하는 것인가”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돈 벌려고 어그로(aggro) 잘 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생 강성민(가명·25) 씨는 “사실상 억지로 실검 만들기 아닌가”라며 “아예 중대발표를 검색하라고 카톡을 보내는 건 대놓고 어그로를 끌기 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씨는 “기업도 이런 부분이 확실히 돈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주목 받는 것이 진짜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식용 딱풀을 먹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들. 조회수가 800만 이상인 영상도 있었다.


1인 미디어, 주목 위해 딱풀 먹고 방송 중 여성 폭행하기도

구독자들의 주목을 받을수록 실시간으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1인 미디어의 경우 주목 경제 효과는 더 두드러졌다. 최근 딱풀 먹는 영상이란 내용의 영상들이 유튜브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일명 먹방 유튜버들은 앞다투어 딱풀 먹는 영상을 찍어 업로드했다. 물론 우유와 한천가루, 설탕을 섞어 만든 식용 가짜 딱풀이었지만 일부 유튜버들의 이 딱풀 영상은 조회수가 100만대를 넘어 최대 800만대에 이르는 영상도 있었다.

심지어 조회수나 후원 때문에 더욱 심각한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실시간 방송에서 그대로 송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백만 명 이상의 구독자가 있는 유명 아프리카 BJ이자 유튜버인 철구는 지난해 5월 본인의 방송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 출신 BJ인 강은비 씨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뺨을 때리는 시늉을 하는가 하면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게다가 데이트 폭력 사건을 상황으로 설정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뉴미디어 상에서 혐오 표현이 문제가 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익명의 한 유튜버는 “유튜버들 중에서도 이런 것까지 해서 관심을 끌어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들도 있다”며 “하지만 주목을 끌지 않으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자극적이고 낚시형식의 콘텐츠를 찾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 네이버 댓글 캡쳐) 과도한 마케팅에 불만을 드러내는 네티즌들의 모습.


전문가, 자극성에 대한 강박이 사회에 악영향 끼칠 수 있어

이에 대해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극적인 광고를 내보내거나 방송을 하면 많은 사람이 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고 실제로도 더 많이 보니까 이런 부분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라며 “자극성은 속성상 강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보다 보면 익숙해져서 안보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쎈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하 평론가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이런 부분을 한다지만, 그 결과로 많은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낚시성, 자극성 영상을 내보내면 당장은 주목도를 높일 수 있어도 장기적인 신뢰도는 떨어질 것이고 특히 개인 방송의 경우 교육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 평론가는 “과도하게 건강을 해치는 행위를 하는 영상이나 교육적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영상을 만들거나 가짜뉴스를 퍼트려 악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적 악영향을 고려해 적절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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