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고뭉치 전동킥보드... 법 개정 후 오히려 사고 위험↑

만 16세→만 13세 이상 운전 가능…개정 도로교통법 안전성 논란
자전거 도로 이용도 가능... 자전거 도로 부족 현실 미반영
킥보드 높이 조정도 안되고 조작도 어려워
  • 등록 2020-06-06 오전 12:05:46

    수정 2020-06-06 오전 12:05:46

공유 전동킥보드 점검하는 관계자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 국회는 개인형 이동장치 정의를 규정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고라니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보행자나 차량을 위협하는 전동킥보드 운행자를 가리키는 '킥라니' 사고가 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안정성 강화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했지만 위험요소가 잔존하고 있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년 만에 사고 18배 증가개정안 괜찮을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사고는 지난 2016년 49건에서 2019년 890건으로 3년 만에 18배나 급증했다. 경찰청에 접수된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사고 건수도 2017년 117건(사망 4명, 부상 124명)에서 2018년 225건(사망 4명, 부상 238명)으로 증가했다.

오는 12월 10일부터 시행 예정인 개정 도로교통법은 오히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법에 따르면 최고 속도 25km/h 미만, 총중량 30kg미만의 전동킥보드는 자전거와 같이 헬멧을 쓰지 않고 자전거도로로 주행할 수 있게 된다. 인도 주행은 금지되며 단 자전거 도로가 없는 불가피한 경우는 차도 우측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가 없어도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전 운전연령(만 16세)보다 3세나 낮아졌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전거도 인도로, 전동킥보드도 인도로

이번 법 개정으로 전동킥보드가 자전거 도로 통행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자전거전용도로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2020 자전거도로 및 자전거주차시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자전거 도로는 590개 구간(총 연장 940km)이다. 이 중 자전거 전용 도로는 100개 구간(148km)에 불과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340개 구간, 622km)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자전거 도로의 부족으로 현재도 인도에서 주행하는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젠 전동킥보드까지 추가되는 셈이다. 실제로 곳곳에서 운전자와 보행자의 사고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었다.

대학생 이모씨(23·여)는 “커플 둘이 한 킥보드를 함께 타고 넘어질 듯 불안하게 다가와 결국 부딪혀서 다쳤다”며 “이젠 인도에서 주행하는 킥보드를 보면 멀리서라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 통행은 법적으로 불가하기에 자전거 도로가 없는 경우 차도 우측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장의 정부와 지자체 모두 자전거 도로 정비·확충에는 의지가 없어 시민 안전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전거 도로 확대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 도로 지원 예산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예산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인천시 연수구 일대 갈라지거나 파인 자전거 전용도로. (사진=연합뉴스)


아이들에겐 위험맞지 않는 높이에 어려운 조작법까지

사고위험성이 높은 전동킥보드의 이용제한 연령 하향조정과 무면허 운전 허용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한 연령이 낮아지면 도로 교통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년 10월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손목 골절로 수술을 받은 박형준(26·남)씨는 “내리막길이나 위험한 도로의 경우 속도를 제어하기 힘들어 킥보드 조작이 쉽지 않다”며 “중심 잡는 것이 미숙한 일부 아이들이 전동킥보드를 쉽게 접한다면 사고 위험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의 대부분은 높이 조절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신체 높이에 맞지 않는 킥보드를 무리하게 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전동킥보드는 자전거로 분류되어 헬멧과 같은 인명보호 장구 착용도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킥보드를 놀이기구처럼 생각해 탑승하는 일이 없도록 단속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진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업계는 안전한 주행 방법과 전동킥보드 관련 법규에 대한 영상 제작·교육 등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송파구가 주최한 '공유 전동킥보드 사 간담회 및 안전 결의 대회'에서 피유엠피 및 라임, 빔, 올룰로, 플라잉 등 5개 전동킥보드 업체는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안전 보호장구 착용을 권고 △음주운행 방지 안내 및 적극 홍보 등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는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전동킥보드 확산에 따른 보행 불편 및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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