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이어진 헬릭스미스 주총…소액주주 ‘반란’ 실패

'경영권 분쟁' 결국 사측 승리…이사 해임 부결
6000장 위임장 확인 작업으로 주총 새벽 1시까지
"서로서로 믿지 못해서 이 사달이 난 것"
  • 등록 2021-07-15 오전 3:04:38

    수정 2021-07-15 오전 3:07:12

△사진설명:14일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는 15일 새벽 1시 반까지 이어졌다.(사진=박정수 기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헬릭스미스(084990) 경영진 해임을 놓고 벌인 표 대결에서 사측이 결국 승리했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전체 발행주식의 48%에 달하는 위임장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창업주인 김선영 대표를 비롯한 헬릭스미스 현 경영진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반란’에는 실패했다.

14일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등 현 경영진 해임안이 부결됐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소액주주들의 요청에 의해 소집됐고 이들은 △김선영 대표를 포함한 사내·사외이사 6인 해임과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 7인의 신규 선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비대위가 수기로 확보한 위임장 지분 48%보다 적은 43% 수준만 참석해 현 경영진 교체는 실패했다.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이사도 최동규 씨와 김훈식 씨 2명만 가결됐다. 최동규 씨는 2015~2017년 특허청장을 지냈고, 현재 특허법인 화우 대표 변리사다. 김훈식 씨는 유티씨인베스트먼트 대표, 대상홀딩스 대표 등을 거쳤고 현재는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으로 있다. 이외 정관 변경이 가결됐고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경우 부결됐다.

특히나 소액주주 비대위에서 모아온 6000장에 달하는 위임장 확인 작업 때문에 하루를 넘겨 15일 새벽 1시에나 임시주주총회가 개회됐고 주총 결과는 새벽 1시 30분에나 나왔다.

헬릭스미스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주총 참석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했는데 이 때문에 이날 오전 입장하지 못하는 일부 주주와 회사 측 진행요원 사이 다툼이 일어나며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임시주주총회가 끝나는 새벽 1시까지도 경찰들은 헬릭스미스 본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사진설명:15일 새벽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소액주주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박정수 기자)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이날 임시주주총회는 결국 주주 86명과 비대위가 추천한 이사와 감사 후보자를 포함해 총 92명이 참석했다”며 “개회는 오전 9시에 했는데 정회가 반복되면서 결국 새벽 1시에나 주주총회가 제대로 열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대위가 가져온 위임장 확인 작업이 오래 걸린 이유는 주식 수를 공란으로 가져온 위임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위임장 검사인이 주주명부에 있는 주식 수를 넣자고 해서 확인 작업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주식 수 공란인 위임장이 나오자 검사인 변호사와 사측 변호사가 소액주주 표 기권표 처리 가능성을 언급했고, 소액주주 비대위 변호사는 유권해석을 받으러 법원에 다녀오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법원에서는 소액주주표 유효 처리라는 결과가 나왔고, 주주명부와 대조 확인을 진행했다.

또 실물 위임장을 검토하다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판단해 소액주주 측은 사측에 찬성과 반대를 기입하는 엑셀을 공유해달라고 했으나 이를 거절, 소액주주와 사측이 합의를 진행하면서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소액주주는 “오전부터 엑셀 자료 공유를 이야기했다가 언성 높이며 등 돌리고 말 돌린 건 양쪽 모두”라며 “서로서로 믿지 못해서 이 단 하나의 이유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총장에서 일부 주주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 김선영 대표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지적할 만큼 현 경영진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설명:15일 새벽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 1층 로비(사진=박정수 기자)
바이오벤처 1세대인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2019년에만 해도 시가총액 4조2500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해 9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3상이 실패하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헬릭스미스는 2019년 8월 149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향후 2년간 추가 유상증자는 없다고 밝혔지만, 작년 12월 1612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말을 뒤집었다.

특히나 지난해 진행한 유증에는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반감을 부추겼다. 또 2016년부터 5년간 파생결합증권(DLS) 등 고위험 자산에 2643억원을 투자해 큰 손실을 내면서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으로 경영진 교체에 나선 것이다.

헬릭스미스 측은 유상증자에 대해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관리종목 이슈가 발생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고, 고위험 자산 투자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선임, 분쟁조정 신청 등을 통해 피해액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 경영진 교체에 나섰다. 이후 헬릭스미스 측은 홈페이지에 전용 게시판을 열고 주주들에게 다양한 호소문을 내고 온라인 주주간담회를 잇따라 열며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기도 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임시주주총회 관련 결과는 15일 오전 공시를 통해 밝힐 것”이라며 “기존 이사진은 변동 없이 소액주주 측 이사 2명이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