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연준의 통화정책 실패가 물가폭등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는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오는 것)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향후 1~2년간 성장률이 낮고 실업률은 약간 높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앞으로 경기 침체가 1년이나 18개월까지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통화정책의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마저도 최근 “연착륙 달성이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경착륙(경기침체)이 없을 것이라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한국도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4.8% 오른 데 이어 이달에는 5%대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통화정책은 적기 대응이 중요하다.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좌고우면하다가 물가도 경기도 모두 놓친 미국 연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