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정책, 전 세계적인 공급망 대란 등 위기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와 자본시장의 혼란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7월 취임한 백주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은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방식을 바꾸는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우수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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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CIO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공무원연금공단 서울지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단기적 시황에 따른 변화보다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금융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투자 목표를 조정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중기 자산배분안의 분산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 및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CIO는 “올 상반기에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이 즉각적인 영향을 받으며 동반 하락했다”며 “그동안 레버리지를 많이 활용하는 부동산 시장도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잘 버티는 모습이었지만, 금융비용의 압박을 고려할 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금리 시대를 맞아 각 부문의 과다부채 정도와 금융기관에 대한 부실 전이 가능성 등이 전체 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공무원연금의 운용자산(AUM)은 8조1055억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자금(지불준비금)을 제외한 투자자산만 7조3155억원으로 자산별 비중은 △채권 39.7%(2조9032억원) △주식 31.7%(2조3212억원) △대체투자 28.6%(2조911억원) 등이다. 올해 전체 금융자산의 목표 수익률(3.7%)을 달성하면 AUM 규모는 9조776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백 CIO는 “국내 사모주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첫 해외 벤처펀드 투자를 준비 중”이라며 “공모와 사모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 대체투자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면 장기적으로 수익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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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은 지난 7월 해외 사모대출펀드(PDF)와 세컨더리 펀드 투자를 위한 위탁운용사를 세 곳씩 최종 선발했다. 출자 규모는 각각 1500억원과 1200억원으로 올해 안에 출자 약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모대출과 세컨더리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 뉴욕법인 등 오랜 기간 해외 및 대체투자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은 백 CIO의 강점이다. 그는 “공무원연금은 기존 유럽 일변도의 다이렉트 렌딩(펀드 자금으로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방식) 자산군에 북미 지역을 추가함으로써 지역 분산 효과를 높여 안정적인 고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를 꾸준히 실행하고 해외주식과 같은 자본차익 자산도 일정 수준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백 CIO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난 대체자산 현황을 점검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하반기 중 수립할 예정”이라며 “낮은 수준의 변동성과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성 자산도 꾸준히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70년생인 백 CIO는 국내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공무원연금의 수장이자 최연소 CIO라는 점에서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백 CIO는 “연금 가입자의 관리자로서 고객 자산의 가치를 지키고 증식하는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기금의 중장기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대비해 금융시장의 변화에도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재편해나가겠다”고 밝혔다.
△1970년생 △한국외대 경제학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 △2007년 삼성생명보험 뉴욕투자법인 수석운용역 △2012년 삼성생명보험 투자전략팀·재무심사팀 파트장 △2019년 삼성생명보험 글로벌사업팀 파트장 △2022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