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은 어젯 밤 처음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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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0-10-06 오전 9:35:25

    수정 2010-10-06 오전 10:18:29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정말 이렇게 처음 먹고 싶진 않았는데..."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홍성흔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렸다. 그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난 뒤 아내와 정지훈(비) 등 지인 몇몇과 막 식사 겸 술자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홍성흔이 술을 입에 댄 건 지난 1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아내와 맥주 한잔 한 이후 처음이다.

평소에도 몸 관리가 철저한 그다. 비시즌 부부 동반 모임에서도 12시가 넘자 노래방 뒷편 소파에 누워 자버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아무리 홍성흔이라 할 지라도 9개월 가까이 술 한잔 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을리 없다. 특히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그렇다. 대단한 술자리는 아니더라도 맥주 한잔의 유혹을 넘긴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변 지인들의 성화를 견뎌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홍성흔은 "가볍게 한잔"의 유혹도 끝끝내 외면해왔다.

정상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도 마지막에 웃게만들고 싶었다.

홍성흔은 지난해 타격 2위에 그쳤다. 롯데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또 떨어졌다. 두가지 모두 2년 연속이었다.

올해는 다른 결과를 만들려 노력했다. 금주는 그의 의지를 다지는 또 하나의 표현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시즌 막판에 당한 왼 손등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그 공백은 먼저 홍성흔을 다시 타격 2위에 머물도록 했다.

준플레이오프는 그래서 더 특별했다. 두가지 중 하나는 꼭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9번째 포스트시즌 중 가장 떨린다"고 말했던 이유다.

그러나 절치 부심하며 나선 준플레이오프서도 결국 롯데는 탈락했다. 1할대 타율에 그친 홍성흔의 자괴감은 그래서 더 컸다.

"술을 많이 먹진 못할 것 같아요. 먹는다고 잊혀지는 것도 아니고 몸도 안 받고... 하지만 오늘부터 며칠간 만이라도 야구를 좀 잊은 채 살아보려구요. 그동안 그런 생각 안했는데 야구가 너무 힘드네요."

실로 오랜만의 술자리였으니 안주라도 맛있는 것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날 밤 홍성흔의 안주는 눈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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