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골퍼' 박부원 "감개무량 합니다~"

  • 등록 2012-06-23 오후 6:50:39

    수정 2012-06-23 오후 7:04:14

▲ 박부원(사진=KGT)
[제천=이데일리 스타in 윤석민 기자] "우리 땐 이런 게 없었는데..."

볼빅·힐데스하임오픈 3라운드가 열린 23일, 공동 선두로 라운드를 마치고 인터뷰실로 들어선 박부원(47)은 어색한 듯 연신 두리번거렸다.

개인 사정으로 솔모로오픈을 첫 대회로 맞이한 박부원은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박부원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쳤다. 대회 첫날 3타를 줄이고 공동 12위에서 상쾌하게 출발했고, 2라운드에서도 똑같이 3타를 줄여 공동 3위에 올랐다. 대회 최종일을 앞두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끝나고 인터뷰실에서 얘기하는 게 처음"이라고 말문을 연 박부원은 "우리 땐 이런 게 없었다"며 남다른 감회에 젖은 듯했다. 그는 "전체적으로는 샷이 흔들렸는데 쇼트 게임이 잘 돼서 결과가 좋았다"며 이날 플레이를 평가했다.

8번홀(파4) 플레이가 극적이었다. 드라이버로 친 첫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잠정구를 치고 나간 박부원은 처음 티샷한 볼을 어렵사리 찾은 후 두 번째 샷을 날렸다. 이 샷은 그린 오른편의 바위벽을 맞고 그린 앞쪽 벙커로 들어갔다. 그는 벙커샷을 핀 위치로부터 약 5m 부근에 붙이더니 퍼팅 한 번으로 파를 지켰다.

기분 좋게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린 박부원은 다음 홀인 파3 9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상승세를 탔다. 그는 남은 후반 홀에서 버디를 한 개 추가하고 나머지를 모두 파로 막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이로써 박부원은 2006년 메리츠 솔모로오픈에서 199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감격을 맛본 이후 6년 만에 선두권에서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됐다. 그는 지병인 당뇨로 허리춤에 인슐린 주입기를 차고 출전하는 등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박부원은 "이곳은 전장이 짧지만 그린을 놓치면 파 세이브 하기도 힘들다"며 "장타자가 결코 유리한 홀은 아니다. 쇼트 게임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랜만에 선두권에 올라와서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는 그는 "이런 기분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다. 감개무량하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최종라운드 우승 전략으로 "내일은 편안하게 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안전하게 공략하고 기회가 오면 버디를 잡는 전략으로 가겠다. 최선을 다 하겠다"며 베테랑다운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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