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김희애-유아인, 그 이상의 품격..3박자 맞았다

김희애 유아인, 명불허전 연기의 시너지
고품격 사운드, 듣는 음악 넘은 보는 음악
고품격 영상, 캐릭터와 소재 살린 섬세한 연출
  • 등록 2014-03-19 오전 9:01:34

    수정 2014-03-19 오전 9:21:46

밀회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이러지 마세요, 내가 돌아버리잖아요.”

그 한마디에 시청자들이 밤잠을 설쳤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밀회’가 주는 몰입도가 상당하다. 일반적으로 심리적인 거리감이 먼 클래식을 소재로 한 예술산업 종사자들의 삶을 배경으로 20세 나이 차의 남녀가 파격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의 ‘밀회’. 예능과 영화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김희애가 친근하게 느껴져서인지, 각종 영화에서 연기력 하나로 스타성을 입증한 유아인에 대한 믿음이 커서인지, ‘밀회’는 소재가 주는 생경함 속에서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2.5%로 시작한 시청률이 3.7%로 치솟았고 분당최고 시청률은 5.3%까지 기록했다. 방송 첫주, 단 2회만에 시청자들을 ‘돌아버리게’ 만든 ‘밀회’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김희애와 유아인.
◇연기,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

일등공신은 단연 연기다. 김희애는 ‘밀회’의 서한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 역으로 40대 배우로서는 물론 국내 여배우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보여줬다. 가장 최근 작품인 JTBC ‘아내의 자격’에서는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세련미까지 입었다. 여기에 남편과 함께 있을 땐 애교도 있으며 컴퓨터 앞에 있을 땐 온라인 채팅으로 20대 여성인척 연기할 수 있는 능청스러운 면도 갖췄다. 물 위에 떠있는 백조처럼 겉으론 우아하지만 속으론 발버둥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인 예술 산업 내 여자들 사이에서도 김희애는 이성을 잃지 않는 차분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집에 들어와 맥주 한캔 손에 쥐고 “이거 하나 더 할까요”라며 살짝 미소 지을 때의 분위기, 임기응변으로 허리에 감은 숄 스카프 하나로 패셔니스타의 경지를 보여줬을 때의 아우라는 김희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연기였다는 반응이다.

유아인도 마찬가지. 첫회에서 극과 극으로 대비된 이선재와 오혜원의 삶은 인상적이었다. 퀵 서비스 배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선재는 찢어지게 가난한 인물. 겉으로 보기에 성품은 바르고, 그를 따라다니는 해바라기 박다미(경수진 분)도 있는 행복한 인물이지만 어떤 과거를 보내왔는지 아직은 드러난 바가 없다. 다만 그가 스스로는 잘 모르는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캐릭터의 매력은 정점을 찍었다. 2회에서 오혜원과 피아노 위에서 보여준 20개 손가락의 움직임은 환상적이었다는 평가. 설렘과 긴장으로 시작된 연주가 때론 빠르고 때론 느리게 이어지다 클라이막스에 다다르고 이내 탈진해버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웬만한 배드신의 강렬함보다 컸다는 반응도 나온다.

밀회
◇사운드, 시청의 품격을 높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밀회’가 주요하게 신경쓸 수밖에 없는 대목이 바로 사운드다. 예술재단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클래식 사운드를 제대로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할 터. 오케스트라의 웅장함부터 독주의 섬세함까지 담아야 하는 ‘밀회’의 음악은 다른 드라마에선 느껴보지 못했던 고품격 사운드였다고.

무엇보다 음악의 속성이 귀로 흘려듣는 장치가 아닌 시청자들이 눈으로 보고 느끼며 배우들과 함께 빠져든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이러한 부분은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음악에 집중하며 TV를 봤던 JTBC ‘히든싱어’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익숙해진 대중의 시청 패턴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클래식이 어렵다, 듣기 힘들다, 이런 편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만큼 시청자들이 지루하게 느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더욱 요즘 시청자들이 TV로 음악을 접하는 트렌드에 적응돼 있고 음악을 어떻게 보는지 학습돼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이 곁들어진 음악이라면 작품의 품격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거라 믿었다”고 밝혔다.

밀회
◇영상, 드라마의 품격을 높였다

배우들의 연기, 들려주는 사운드, 이 모든 걸 제대로 보게 만든 건 영상이었다.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는 전작인 ‘아내의 자격’에서 보여준 채도 높고 밝기도 환했던 화면과 달리 블랙과 와인 등 톤 다운된 색채로 품격있는 영상을 완성해내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예술 산업 종사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캐릭터 면면과도 어우러진다. 그 어떤 직업보다 예민하고 섬세한 등장인물들, 결코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만이 전부가 아닌 특성을 미루어 채도가 낮고 어두운 톤의 화면이 어울린다는 것. 검은색과 흰색의 조화만으로 이뤄진 피아노와도 조화가 맞는 화면이라는 반응이다.

피아노 앞에 앉은 배우들도 무대 위가 아닌 이상 심플한 패션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안판석 PD의 화면 연출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김희애는 흰색 셔츠에 청바지, 누드톤의 의상을 매치했고 유아인도 청바지와 그레이톤의 점퍼를 입었다.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화면이지만 일관된 세련미 덕에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 5분 넘도록 피아노 연주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 집중했지만 앞, 뒤, 옆, 위, 아래 등 사방으로 다각화한 카메라 앵글 때문에 단순함은 사라지고 다이나믹함만 남았다는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드라마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판석 PD의 작품은 매번 장르가 다양했지만 그때마다 다른 연출로 시청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왔다”며 “캐릭터와 배경에 맞춰 달라지는 연출이 그만의 섬세한 감성과 치열한 연구로 완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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