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처리 과도한 진입규제..핀테크 산업 발목

금감위 고시나 여신금융협회 규정으로 살아있는 진입규제
알리바바, 이베이 등 글로벌 공룡들 한국진출 가속화
금융규제 옴브즈만 설립 필요성..금산분리 폐지 논쟁도 가열
  • 등록 2015-01-19 오전 2:34:37

    수정 2015-01-19 오후 2:36:2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핀테크 규제는 풀고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핀테크지원센터를 만드는 등 올해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신용정보 처리 위탁제한이나 금융 IT 인력제한 규정 등이 여전히 핀테크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규제는 특히 법이나 시행령 같은 상위법보다는 금융위원회 고시나 규정, 해설서에 담겨 실제 산업에 미치는 강력한 효과에 견줘 법적인 근거는 모호하다는 비판이 크다.

△금융IT산업 관련 진입규제 내용. 출처: 김태윤 한양대 교수(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중국은 핀테크 천국…우리는 강도 높은 진입 규제

박소영 페이게이트 사장(한국핀테크포럼 의장)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은 2004년 이후 지급결제(알리페이), 대출(알리바바 파이낸셜), 투자(위어바오), 보험(중안 온라인 보험), 인터넷 은행에 이르기까지 금융관련 산업전반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IT인프라 강국이라면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이 없고 핀테크의 싹도 내로라할만한 게 없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사장(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최근 한국규제학회가 주최한 ‘금융IT업의 미래와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공인인증서 기반이 아닌 글로벌형 결제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지만 2015년인 지금도 제대로 적용 못해 참패국이 됐다”면서 “알리바바는 얼마 전 한국스마트카드와 제휴해 중국인들이 알리바바 계정을 통해 한국에서 쇼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중국의 핀테크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쩌면 머지않아 한국 사람들이 알리바바 통장에 월급을 넣어달라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규제개혁위원회 위원)는 “신용정보 처리를 위탁하려면 1억원 이상 자본금이 필요한 데 이는 규개위에도 규제로 등록되지 않은 사항”이라면서 “이는 규제기관들이 신용정보가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 지가 아니라 계약서 서류만 보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금융권 스스로 IT 전문인력을 두다 보니 은행에서 종신고용을 보장하는 사람들이 금융IT를 하게 돼 유연성과 혁신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민화 KAIST 교수는“페이게이트 같은 회사가 자본금 400억원을 갖춰야 하는 것은 결제대행(PG)사에 대한 여신금융협회의 내부 기준 때문”이라면서 “법적 근거가 없는 내부 기준으로 규제하면 패러다임에서 뒤떨어져 죽게 된다”고 우려했다.

금융IT 규제, 일괄 해소해야…금융규제 옴브즈만, 금산분리 폐지도

핀테크 같은 금융IT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금융권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 때문이며, 이를 위해 금융IT특별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관련 법안이나 내부 규정에 숨어 있는 규제들을 일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영섭 산업연구원 산업융합촉진 옴부즈만은 “산업융합 촉진법이나 ICT특별법으로 융합이 빨리 이뤄지는 것은아니다”라면서 “완전히 재편할 각오로 소위 금융규제 관련 옴부즈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융합 시대에는 공정경쟁을 넘어 기존 참여자 외에 잠재적 경쟁자들이 언제든지 진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왜냐면 융합은 투자보다 아이디어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알리바바가 금융회사인가? 세계 1위인 미국계 10대 금융그룹을 봐도 금융전문 기업은 없고, GM 같은 제조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주도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비금융기업이 최대 의결권 주식 4% 이상 갖지 못하는 엄격한 금산분리 국가다. 정부는 미리 사업자를 선정하고 육성하는 관점이 아니라 문을 열고 경쟁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위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기업들은 정작 어떤 제도가 얼마큼 바뀔지 알 수 없고 못 미더워 진출을 꺼린다는 것이다.

이창수 국무조정실 규제총괄정책관은 “금산분리는 촌스러운 규제”라면서 “변종 규제가 생기지 않도록 스피드하고 시원하게 걷어내야 한다. 금융IT 관련 규제 책자를 발간해 공개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장동인 한국테라데이타 부사장은 “핀테크는 IT 기술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의 팽창”이라면서 “구글, 이베이, 알리바바, 애플 같은 회사들이 핀테크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빅데이터, 클라우드라는 기술과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핀테크 공룡들과 싸우기 위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 등에게 금융업을 허용해 경쟁하게 할 것인가의 이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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