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서울대 학장 "질문 통해 답보다 '문제' 찾는 토양만들겠다"

  • 등록 2016-10-20 오전 5:10:00

    수정 2016-10-20 오후 4:15:55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성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인터뷰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질문 통해 ‘답’보다 ‘문제’ 찾는 토양 만들겠다.”

김성근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은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벨상이 더이상 부각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노벨상은 과학이 지향해야할 목표가 아니다. 노벨상을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만한 국가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김 학장은 학부수업 방식을 바꿔 서울대발 교육실험에 나서고, 한국인 가운데 노벨상에 근접한 학자가 없다고 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한때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될 정도로 유명학자인 김 학장은 2006년 교육부가 선정한 제1회 국가석학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왕립화학회 펠로이고 유명 국제학술지 4곳의 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과학기술계에서 선두그룹에 서 있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이어 “한국 사회는 세계 최초 연구성과나 논문의 수 등 양적인 측면을 강조하는데 과학기술계에서는 ‘참신성’, 얼마나 창의성을 갖고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본다”며 “창의성은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남이 가지 않은 길, 개척하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하향식 연구방식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영국 왕립학회 저널에 제출되는 논문의 35%가 중국과학자들이 낼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중국의 물량공세가 엄청나다”면서 “한국은 그럴수록 우리가 갖고 있는 창의성과 섬세함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연구자들의 가능성을 보고 연구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에서다. 그는 “과학은 경험보다 창의성이 중요한 분야다. 나이가 들수록 타성에 젖기 마련인데 과학의 발전은 경험이나 양적인 것에서 오는게 아니라 창의성에서 나온다”면서 “젊은 연구자들은 그런 면에서 과학적 감수성이 예민하다”고 했다. 국가 R&D 예산은 19조원 수준으로 이미 충분하다며 예산이 없어서 연구를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김 학장은 “국가 R&D 포트폴리오가 잘못돼 있다”면서 “기초연구는 상향식이 돼야 하는데 하향식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과학기술계에서도 정부의 하향식 연구개발 방식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과학자들이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어 “기초과학은 인간의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당장 응용되진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개념을 주기 때문에 인류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우주개발 등 특정 연구는 국가 차원에서 주도해야 하지만 제한된 수준에 그쳐야 하고, 대부분의 연구는 과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에서 출연연에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최근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고 교육의 핵심은 ‘창의성’과 ‘토론’에 있다고 보고 ‘강의실 혁신’을 시도했다.

김 학장은 “학생때부터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성을 가진 인물로 키워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문제를 찾는 거다. 문제는 문제의식이 있어야 찾을 수 있고 이는 질문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 학장은 “학생때부터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성을 가진 인물로 키워야 한다. 이들이 사회로 나갈 시점이면 모든 문제들이 풀릴 것”이라며 “외국처럼 아래로부터 질문이 올라오면서 오류가 수정되고 문제가 해결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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