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기술굴기’ 발판 될까?‥중국판 나스닥 ‘커촹반‘ 출격

커촹반 거래 시작 앞두고 IPO 봇물
"하반기 162개 기업 상장..19兆 자금 조달" 전망
상하이지수, 커촹반 거래 앞두고 이틀째 하락
시진핑 발언 7개월만에 출범..기술산업 집중 육성
  • 등록 2019-07-10 오전 12:00:00

    수정 2019-07-10 오전 12:00:0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술굴기’ 실현을 위한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科創板·과학창업판)’이 오는 22일 거래를 앞두고 투자 열기가 뜨겁다. 미중 무역갈등 속에 커촹반이 중국 벤처 기업의 자금 숨통을 틔워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커촹반에 상장 예정된 25개 기업 중 21곳이 최근 기업공개(IPO)를 실시, 9개 기업이 신주발행가를 확정했다. 이 중 반도체 설비회사인 중웨이(中微·AMEC)는 발행가가 주당 29.01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수익과 대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70.75배에 이른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지만,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장 예정 기업들이 IPO 과정에서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공모가를 책정하고 있지만, 투기적인 분위기가 여전히 이들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中, 상장기준 대폭 완화…“하반기 19조 자금 확보”

커촹반은 중국 IT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기술벤처기업 전문 증시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142개 기업으로부터 상장 신청을 받았고, 그 중 25개 기업이 최종 비준을 통과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레이쥔 샤오미 회장 등 중국 IT 부호들이 투자한 기업들도 상장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하반기에 162개 기업이 커촹반에 상장해 164억 달러(19조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커촹반’을 설립하고, 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직접 밝혀 관심을 모았다. 시 주석의 발언 이후 커촹반은 7개월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첨단기술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커촹반은 허가제가 아닌 주식등록발행제가 적용된다. 이로 인해 IPO 예정기업들의 상장주기는 약 6~9개월로 단축될 전망이다. 적자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다. 아직 수입을 내지 못하더라도 기업의 기술력과 연구개발이 있다면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해 주겠는 의미다. 상장기업의 차등의결권도 허용한다.

무엇보다 커촹판 상장신청 기업이 공모가격을 결정할때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하는데 이때 밸류에이션 상한선이 없다. 지금까지 중국은 IPO 때 PER의 상한을 23배로 제시하고 있었다.

다만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 중국 증시는 상장폐지 위험 경고, 잠정정지, 폐지 순으로 진행했지만 커촹반의 경우 상장폐지 경고 후 바로 상장폐지된다.

지난 5일 커촹반의 거래 일정이 정해진 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이주 들어 하락세다. 전날(8일)엔 두 달만에 가장 큰 하락폭인 마이너스(-) 2.6%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도 0.17% 떨어졌다. IPO 기업이 늘면서 일부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투자자들이 상하이의 한 증권거래소에서 시황을 보고 있다. 사진=AFP
◇신산업 집중 육성…상하이 금융허브 건설 목적도

중국 정부가 이처럼 조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발 빠르게 커촹반을 만든 건 신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첨단장비, 차세대 정보기술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본시장 자금조달 방식 중 주식발행은 1.7%에 불과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그 중심을 상하이로 정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상하이를 국제 금융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국엔 선전거래소의 중소기업 전용증시 중소판(中小板), 벤처기업 전용증시 창업판(創業板) 등이 있지만, 상하이거래소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롭게 커촹반을 개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유수의 IT 대기업이 각종 제약 탓에 중국이 아닌 해외시장 상장을 선택했다는 점도 커촹반 설립을 서두르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자금난을 겪는 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개설을 서둘렀다는 해석도 나온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커촹반은 그 취지에 부합한다”며 “중국 증권시장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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