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 다가온 도쿄올림픽, '방사능 올림픽' 낙인 찍히나

  • 등록 2019-07-25 오전 6:06:20

    수정 2019-07-25 오전 6:06:20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과 함께 지난해 11월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을 방문해 일본 유소년 야구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0년 도쿄 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방사능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2008년 중국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이다. 2020년 7월 24일 일본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개막해 8월 9일까지 16일간 열린다.

문제는 일부 종목 경기가 2011년 핵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오염 여파가 남아있는 후쿠시마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후쿠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림픽 개막과 함께 부흥하는 후쿠시마의 모습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대지진 이후 10년이 흘러 후쿠시마가 복구됐음을 전 세계에 알릴 최고의 방법”이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즈마 스타디움 부근에 핵발전소 사고 주변에서 긁어낸 방사능 오염토가 쌓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구장 관중석에서 방사능 오염토 지역까지 직선거리로 겨우 243m에 불과하다. 굳이 정밀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선수나 관중의 방사능 피폭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고, 일본과 한 조에 묶이면 더 큰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이곳에서 경기를 갖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도 후쿠시마 제1원전과 20km 정도 떨어진 축구 훈련센터 ‘J 빌리지’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사고 대책 본부로 활용됐다.

방사능 올림픽에 대한 우려는 단지 후쿠시마에서 열리는 경기나 이벤트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후쿠시마 농산물을 선수촌 식당에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즈키 슌이치 올림픽상은 후쿠시마산 고등어구이를 먹는 퍼포먼스를 펼치시도 했다.

‘안전한 후쿠시마’를 알리겠다는 일본의 의도와는 달리 여러 자료 등을 살펴보면 위험성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일본 민간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에서 핵 발전소 사고 이후 암, 백혈병 등 각종 질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를 앞두고 지난 3월 현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일본 정부는 방사선 피폭이 암을 비롯한 건강상 위험을 초래한다는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다”고 주장했다.

방사선 위험은 후쿠시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일본 민간 활동가가 공개한 도쿄의 한 유명 공원 위성 지도를 보면 곳곳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 심지어 4곳에선 1㎡당 4만 베크렐 이상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4만 배크럴은 출입 통제 등 방사선 피폭에 대한 별도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다..

‘방사능 올림픽’에 대한 불안은 최근 일본에 대한 반대여론과 합께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도쿄올림픽 출전을 거부해야 한다’는 글이 수십 개나 올라왔다. KBO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우려의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도쿄올림픽에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단의 식재료를 모두 한국에서 공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출신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방사능 오염 음식을 섭취하면 암이나 유전병 발생이 증가한다”며 “음식으로 인해 내부 피폭되면 평생 성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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