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접 투자’에 적극 나선 개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는 업종 전반에 손을 뻗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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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에프앤스펙트럼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2020년 10월~2021년 3월)까지 해외 주식펀드에 4조4000억원(ETF 포함)이 순유입되고 국내 주식펀드에서 5조3000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시장에서의 직접 투자 대세화와 차익실현,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 증가와 접근성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펀드 수익률은 양호하지만 자금 규모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며 “해외 주식에 관심이 높아진 투자자들이 유망 업종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 선호가 높아지면서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국내의 경우 수익실현 비중이 커지는데 직접 투자 확대로 신규 유입 자금도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외 주식펀드 선호 업종은 유사했다. 연초 이후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외에 자금 유입 상위펀드를 살펴보면 전기차, 2차 전지, IT 관련 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자금 유입 규모 상위 10위권엔 △삼성 코덱스 2차전지(9088억원) △미래에셋 타이거차이나전기차 SLACTIVE(7877억원)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6370억원) △미래에셋 타이거KRX2차전지 K-뉴딜(5599억원) △미래에셋 타이거200IT(4666억원) △미래에셋 타이거2차전지테마(3803억원) 등펀드가 포함됐다.
특히 해외 주식펀드에서 이들 업종의 자금 규모가 확대된 것은 접근성 영향도 반영됐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형주와 비교해 해외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언어적 제약이 있어 투자종목을 확대하기가 국내 주식보다 어려운 점이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는 업종이나 분야를 정하고, 이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펀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자산·공모주 펀드 자금 유입 확대 ‘눈길’
또 연초 이후 테마별 자금 유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은퇴자산, 섹터펀드, 공모주 펀드 등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이날 기준 지난 6개월간 펀드 테마별 자금 유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ETF(국내주식) 5조9682억원 △퇴직연금 3조2531억원 △뉴딜 1조7842억원 △IT펀드 1조5629억원 △라이프사이클 1조4940억원 △ETF(해외주식) 1조4341억원 △공모주펀드 1조4144억원 △녹색성장펀드 1조1221억원 순으로 규모가 많았다.
증권가는 노령화로 인해 은퇴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펀드로 자금 유입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4~5년 전부터 타깃데이트펀드(TDF)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최근 들어서도 신규 유입 자금이 두드러진다”며 “은퇴에 대한 걱정에 니즈가 커졌고 이에 라이프사이클펀드(TDF 포함) 순자산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고 연초 이후로도 1조2000억원이 순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형 IPO(기업공개)가 이어지면서 공모주 펀드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부터 SK바이오팜(326030), 빅히트(352820)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29349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했다. 연초 이후에 공모주 펀드에 몰린 자금은 1조9000억원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
“테마펀드, 변동성 감수해야…비중 20~30% 권장”
다만 특정 분야에만 투자하는 테마 펀드는 수익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특정 테마나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는 높은 기대수익률과 함께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20~30%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투자 비중을 엄격하게 따르지는 않더라도 변동성에 대한 경각심은 가지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