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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집값 끌어올린 전세…'어설픈 갑'이 문제

임대차2법·갭투자방지법에 전셋값 급등
사라진 전셋집…전세의 매매전환 유도
  • 등록 2021-06-28 오전 4:00:00

    수정 2021-06-28 오전 4:00: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전세시장에서 ‘갑’은 누구인가. 비싼 전세보증금을 받는 집주인인가, 한번 입주하면 보유세 한 푼 안내고도 잘하면 4년까지 살 수 있는 세입자인가. 지금부터 그 답을 찾아보자.

전셋값이 끌어올린 집값

집값이 심상치 않다. 거래만 됐다하면 서울에선 2억~3억원씩 뛰는 게 예삿일이다. 특히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인 6월1일을 기점으로 거짓말처럼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매매 상승변동률은 1.31%로 지난 2월(1.36%) 이후 줄어들던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상반기(1~6월) 전체로 따지면 7% 정도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연간 상승률(8.35%)을 곧 따라잡을 기세다.

집값이 급등한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전셋값 급등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셋값은 급등했고, 전셋집은 사라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임대차2법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지난 1년 간(2020년 7월~2021년 6월3주차)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값은 3.3㎡당 968만원에서 1154만원으로 19.21% 뛰었다. 6월 들어서도 전셋값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됐나. 단연 임대차2법 시행을 빼놓을 수 없다. 계약갱신청구로 전셋집이 사라진 탓이 크다. 하지만 이유가 이뿐만은 아니다. 정부는 갭투자를 잡겠다며 지난해 7월부터 대출을 받아 새로 집을 산 경우 무조건 6개월안에 실입주하도록 했다. 또 집을 샀다면 기존 전세 대출을 전액 상환하도록 했다. ‘전세 끼고 집 사기’ 금지령이다.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도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2년 의무거주토록 강화했다.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의무적으로 2년 실거주 해야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아직 관련법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지만 말이다.

전셋값 올린 정부정책, 서민 울렸다

결국 이러한 규제정책이 한꺼번에 맞물려 시행되면서 전셋집 품귀 현상은 심화됐고, 차라리 집을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전세로 살다가도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짐을 싸야하는데, 버틸 재간이 있나. 계약갱신청구로 4년까지 살 수 있다 쳐도, 한꺼번에 오른 전세비를 감당할 생각을 하면 서둘러 집을 장만하는 게 상책이다. 결국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이 빨라졌고, 전셋값이 집값을 들어 올리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앞으로도 걱정은 태산이다. 정부가 임대주택 제도를 손질하면서 4년 또는 8년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아파트 민간임대주택은 사라진다. 등록임대주택은 신규 계약시에도 5% 제한을 받아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전셋집이 더 나올 가능성도 적다. 정부의 ‘전셋값 올리는’ 정책은 지속되고 있고, 공급대책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 보유세를 내야한다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이쯤에서 서두에서 꺼냈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전세시장의 진정한 갑은 누구인가. 전셋집에서 쫒겨나야 하는 세입자도, 쫓아낼 수밖에 없는 집주인도, 모두 약자다. 이들은 서툰 정부의 어설픈 정책이란 ‘갑’을 상대하며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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