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매출 100대 국내 기업 중 관련 자료를 공시한 30대 대기업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매출은 2020년 117조 1000억원으로 2016년(125조 8000억원)에 비해 6.9% 줄었다. 2016~2019년 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법인 전체 매출이 2016년 1870억달러에서 2019년 1475억달러로 21.1%나 쪼그라든 것으로 밝혀졌다. 시장 개척과 판로 확대를 앞당기기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들이 유·무형의 장애에 부닥쳐 더 고전을 면치 못했음이 확인된 셈이다.
2010년대 중반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했을 만큼 기여도가 크고 잠재력이 풍부한 중국 시장을 군사·안보 갈등에 묶여 축소 일변도로 방치할 수는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양국간 공식·비공식 채널을 풀 가동해 외교적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기업들의 현안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기업들도 한한령을 넘어 중국 시장을 지켜내고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품질·가격 등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자동차·화장품·휴대폰 등 중국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산 인기 상품의 퇴조는 우리 기업들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