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연예인병?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병이에요"

'지하철이 무섭다고…' 김세경 작가
공황장애 극복 과정 글·그림으로 담아
"정신질환, 편견 갖지 말고 바라보길"
  • 등록 2021-09-16 오전 5:20:00

    수정 2021-09-16 오전 5:2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처음 공황장애에 걸렸을 때 ‘네가 연예인이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공황장애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병이더라고요. 불안한 마음을 잘 돌보지 않고 방치하면 끔찍한 병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책으로 알리고 싶었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책들이 서점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엔 사회적으로 터부시해온 정신질환을 다룬 책들이 줄이어 출간돼 눈길을 끈다. 공황장애를 겪은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가나출판사)도 그 중 하나다.

에세이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의 김세경 작가(사진=김세경 작가 제공)
책을 쓴 이는 기업 인사담당자로 직장을 다니며 ‘꽃개미’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글과 그림을 연재해온 김세경 작가다.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만난 김 작가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뒤 관련된 후기를 찾아봤는데 공황장애를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며 “치료를 잘 받아서 공황장애를 극복한 이야기를 써보자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책을 낸 이유를 밝혔다.

공황장애가 찾아오기 전까지 김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아내이며 엄마였다. 출산 이후 산후우울증도 겪지 않았을 정도로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다. 그런 김 작가가 공황장애를 겪게 된 건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2019년의 일. 직장 상사로부터 들은 비인격적인 모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황장애로 발전했다.

“살면서 우울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 저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며 식은땀이 흐르더라고요. 사람들을 밀치며 지하철에서 내렸죠. 그 뒤 지방 출장을 위해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또 다시 공황이 찾아오면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책은 김 작가가 고민 끝에 정신과를 찾아 치료를 받으며 공황장애를 극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특히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정신과 병원이 주변에 있고, 젊고 평범한 이들이 병원을 찾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치료를 받는 동안 회사를 쉬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다 김 작가는 “회사까지 그만두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다”고 웃었다.

김세경 작가의 에세이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 표지(사진=가나출판사)
현재 김 작가는 공황장애를 이겨내고 예전처럼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공황장애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또 다시 장애를 겪지 않기 위해 미리 마음의 상태를 신경쓰며 이전보다 더 건강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작가는 “공황장애를 겪기 전까지는 완벽주의 때문에 목표를 이루고 성취하는 것에 너무 욕심을 부렸는데, 지금은 내 몸과 마음을 더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지루성 피부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겪게 되잖아요. 공황장애도 그런 병이에요. 많은 분들이 제 책을 통해 정신과를 가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 좋겠고, 정신질환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분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 작가는 이번 책을 실명으로 냈다. 공황장애를 극복한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다음 책으로는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고민 중이다. 김 작가는 “인사담당자다 보니 직장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접해서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며 “평범한 직장인을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에세이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의 김세경 작가(사진=김세경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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