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취득에도 약발 안받는 코스닥 상장사들

올 들어 자사주 매입 과반, 코스닥 업체
자사주 매입에도 코스닥 28.9% 주가↓
금리인상 국면에 주가 부양 효과 무색
"자사주 매입 실효성, 실적 및 소각 여부 관건"
  • 등록 2022-05-04 오전 5:00:00

    수정 2022-05-04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증시의 하락장세가 지속되면서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에 잇따라 나서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 시 주가 부양 효과는 코스닥 상장사가 코스피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 특성상 금리 인상 국면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실질적 자사주 매입 효과를 기대하려면 실적 성장 연계성과 자사주 소각 처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지속되는 하락장에…자사주 매입 코스닥사 ‘쑥’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공시건수는 146건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49건, 코스닥은 97건이었다.

코스닥 업체들이 올 들어 자사주 매입을 더 많이 단행한 것은 코스닥 지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907.57로 마감해 올 초 대비 1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3% 내린 2680.46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자사주 매입 시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가 오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같은 효과를 고려해 코스닥 상장사들은 하락장에서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섰지만 그 효과는 부진했다.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다음 날 주가가 하락한 사례는 코스피에선 9건에 불과했지만, 코스닥에선 28건으로 3배 넘게 차이가 났다. 전체 건수 대비 하락한 사례가 차지하는 비율은 코스닥이 28.9%, 코스피가 18.4%로 9%포인트(p)의 격차를 보였다.

자사주 매입 공시 후 주가 하락률이 가장 높은 업체는 코스닥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4개월간의 거래 정지가 해제되기 전날(4월27일)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 결정을 공시했지만, 그 다음날 주가는 7.44% 하락한 11만2000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보다 횡령 이슈에 따른 여파가 여전히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TV(067160)는 지난 2월10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 결정했지만 다음날 주가는 14만2200원으로 6.01% 내렸다. 카카오게임즈(293490), 석경에이티(357550), 미래나노텍(095500) 등도 자사주 매입 결정 후 다음날에 5%대 하락했다. 이들 모두 코스닥 업체였다.

이와 달리 코스피에선 자사주 매입 결정 후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업체는 없었다. 가장 많이 내림세를 보인 종목은 다스코(058730)로 3%대 하락에 그쳤다.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하락…“자사주 소각·실적 관건”

코스닥 업체들의 자사주 매입 효과가 비교적 떨어지는 것은 성장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은 주로 성장주에 속하는데, 성장주는 기준금리 인상 시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 주가 상승이 제한될 여지가 크다. 특히 올 들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데다 빅스텝(0.05%p) 인상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어 성장주의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미국에서 연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을 하더라도 기준금리 상승 국면에서 위험을 무릎 쓰고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코스닥 기업의 주가 부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장기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종목을 선별하려면 실적 성장성이 바탕이 되고, 자사주 소각까지 실행하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자사주를 매입에 대해 일반적으로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재료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자사주 매입을 해서 소각까지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단순히 유통주식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자사주 소각이 충분히 기업 실적과 연계되지 않으면 주가가 하락할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