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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전통시장 둘 다 못살린 악법...이제라도 고쳐야"

대형마트 경영악화로 폐점 속속
유통업계 전쟁터, 대형마트서 이커머스로 넘어가
글로벌 경쟁력 갖춘 대형마트 키울려면 정책 재설계해야
신세계, 쿠팡 등 골목상권 키우는 상생프로그램 효과 ‘톡톡’
  • 등록 2022-06-28 오전 5:05:00

    수정 2022-06-28 오전 5:05:0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지난 5월 경영악화로 폐점 예정이던 이마트 시화점은 올해말까지 영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경기도 시흥시와 이마트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이 노동자의 실직 등을 이유로 폐점저지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작 7개월의 시간을 번 것에 불과하다.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게 되면 이마트 시화점의 폐점은 불가피하고 이는 인근 소비자의 불편과 약 600명의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마트노조 시화이마트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3월 시흥 정왕동 이마트 시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마트노조)
대형마트 업계의 위기는 비단 이마트 시화점만의 문제는 아니다. 작년 경영난을 이유로 폐점한 대형마트는 롯데마트 구리점, 홈플러스 대구스타디움, 이마트 인천공항점 등 10여곳에 이른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됐을 뿐만 아니라 월 2회 의무 휴업까지 이어진 탓이다.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약화한 데에는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구시대적 제도가 한 몫 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대형마트는 1994년 이마트 1호점을 시작으로 30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청년의 나이인데 규제에 발목이 묶여 죽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대형마트를 월마트 같은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시대 변화에 맞도록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어떤 발전을 했느냐”며 “골목상권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생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제정의 목적인 전통시장 살리기에도 실패해 명분을 잃었다는 평가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10년, 소비자 인식조사’ 설문에 따르면 ‘영업규제가 전통시장, 골목상권 활성화에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5%가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대형마트 규제에도 전통시장, 골목상권이 살아나지 않아서(70.1%) △의무휴업일에 구매 수요가 전통시장, 골목상권이 아닌 다른 채널로 이동해서(53.6%) △소비자 이용만 불편해져서(44.3%)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통산업 전반을 발전시키려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키워줄 수 있는 핀셋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유통대기업들의 컨설팅·디지털 전환 지원은 실제로 전통시장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하남점 개점 이후 지속적인 지역상생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지역 특성에 따른 컨설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기도 안성시의 안성맞춤시장 내의 상생상점 9곳은 9개월에 걸친 리뉴얼 작업 끝에 예상보다 30% 이상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139480)도 노브랜드 전문점을 전통 시장 내에 문을 열고 고객 유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2016년 8월 충남 당진 어시장에 상생스토어 1호점을 개점한 후 현재까지 16곳의 상생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쿠팡이츠는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전국 52개 시장 300여 가맹점은 쿠팡의 디지털 전환 지원으로 지난해 12월 매출은 연초보다 약 77% 증가했다.

대형마트 규제를 통한 전통시장 살리기보다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맞춤형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는 방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이 10년 됐지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모두 어려움에 처했다”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시대와 동떨어진 규제를 이제는 손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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