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질 곳 없다…다시 ELS에 주목하는 증권가

[중금리의 부활…ELS 찍는 증권가]
증권사, 연이어 ELS 이벤트 및 설명회 재개
상반기 글로벌 증시 부진 속 조기상환 제한됐지만
녹인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 목소리
  • 등록 2022-07-25 오전 5:18:51

    수정 2022-07-25 오전 5:18:5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주가연계증권(ELS)이 살아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지만, 추가 약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연 8~10% 수준의 ELS 상품을 내는 가운데 이보다 이자는 낮아도 원금손실가능성은 없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도 주목할 만 하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더 떨어질 곳 없다…ELS 다시 보는 증권가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10월까지 ELS를 처음으로 500만원 이상 가입하는 투자자들에게 NH멤버스 포인트 1만점을 제공하고, 투자누적금액에 따라 투자지원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행한다. 유안타증권도 지점을 통해 ELS 관련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7일까지 ELS 2종을 200억원 규모로 공모한다. ‘HI ELS 3073호‘는 코스피200지수, 홍콩항셍지수(HSI),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6개월 단위 조기상환형 ELS인데 조기 상환이 되지 않더라도 만기 시 모든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만기평가일까지 최초기준가격의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는 경우 연 7.80%의 수익률을 지급한다.

‘HI ELS 3074호’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스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6개월 단위 조기상환형 ELS이다. 자동조기상환 평가일에 모든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80%(6개월,12개월), 75%(18개월,24개월), 70%(30개월), 65%(36개월) 이상이면 연 7.00%의 수익을 지급한다. 하이투자증권 외에도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KB증권 등대다수의 증권사가 이달 ELS를 발행하고 있다.

ELS란 기초 자산인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가 일정 기간 미리 정해 놓은 범위 안에 머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지만,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보게 되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기초 자산이 주가지수인 ‘지수형 ELS’와 개별 주식인 ‘종목형 ELS’로 크게 나뉜다. 발행되는 ELS의 95.5%(올해 2분기, 발행금액 기준)는 지수형 ELS이다. 기초자산은 코스피200이나 S&P500, 유로스톡스50, HSCEI, 닛케이225 등이 주를 이룬다. 현재 수익률은 상품마다 다르지만 연 6~10%대 중반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전자(005930)한국전력(015760), 미국의 테슬라나 애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도 있다. 보통 종목형 ELS는 변동성이 더 큰 만큼 수익률도 높다. 비교적 안정적인 지수와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각각 1개 이상씩 섞어 기초자산을 삼은 혼합형 ELS도 있다.

그런데 연초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부각하면서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의 제로코로나 봉쇄 등이 가속하며 글로벌 증시는 급락했다. 이에 상반기 일부 ELS는 약속한 범위 밖으로 벗어나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했고, 아예 손실이 확정된 상품도 나왔다. ELS 중 녹인이 있는 상품은 가입 기간(만기) 내 단 한 번이라도 기초 자산 가격이 녹인 베리어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ELS 조기상환 금액은 지난 4월 2조565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지만 5월에는 8009억원으로 반토막났고 6월에는 5321억원에 그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수 하락 가능성 제한적…원금손실 없는 ELB도 주목할 만

전문가들은 이제 ELS에 관심을 둘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주요 지수가 추가로 더 빠질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예컨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의 녹인 구간이 60%라 하면 2400선인 코스피가 1500선까지 내려가야 한다. 미국의 물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해도 이미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20% 가량 하회한 상황에서 추가 급락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기초자산으로 자주 쓰이는 S&P500 역시 연초 4700선에서 3900선까지 밀린 만큼, 추가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 S&P500의 하락을 점치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지수의 바닥을 현재보다 10% 가량 낮은 3600~3700선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S&P 저점을 3700~3900선으로 잡았고 IB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저점을 3600으로 제시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지수의 녹인까지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그동안 조기 상환되지 않았던 ELS가 상환되고, 상환된 ELS 자금이 재투자되면서 ELS 신규 발행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에는 ELS 시장이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최근 들어 신규 투자자금이 ELS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증시가 점차 회복된다면 ELS 발행과 조기상환 규모도 조금씩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LS 중에서 수익률이 낮더라도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상품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 원금이 보장되는 ELB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달 동안 국내에서 발행된 ELB 잔액은 1조5436억원으로 1월(1조1904억원)보다 3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최근 DB금융투자가 내놓은 DB 세이프 제734회 ELB는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1년 만기 상품이다. 평가기간 지수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115% 초과해 상승한 적이 없고, 기초자산 만기평가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100% 초과 115% 이하에 있는 경우, 최대 연 5.55%을 지급한다. ELS보다는 낮은 수익률이지만, 예금금리보다 높은 만큼 도전해볼만 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목소리다.

유현숙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는 “초보투자자나 MZ세대 투자자의 경우,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아 종목 선택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ELS 같은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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