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발길 기대했는데'…명동·회현동 분양형 호텔 몰락

중국발 입국자 빗장 직격탄…매물 쏟아지는 호텔 매물
밀리오레 객실 2억대 매각…호텔코지명동도 최종 유찰
"공급과잉에 이자부담까지 늘어…당분간 경매행 늘것"
  • 등록 2023-01-13 오전 5:00:00

    수정 2023-01-13 오전 5:00: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로나19로 막혔던 외국 관광객이 돌아오면 나아질까 했는데 또 하늘길이 막히네요. 암담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 방역을 강화한 가운데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중단 조치에 들어가면서 코로나19 입국제한 조치의 수혜를 기대했던 서울 명동 일대가 다시금 침체의 늪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조금씩 이어지면서 활기를 찾는가 싶었지만 또다시 하늘길이 막히면서 더는 버티지 못한 명동의 분양형 호텔이 경매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며 헐값 매각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2일 명동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서 명동 상권이 이전만 못 하다”며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기대했는데 다시 코로나 때문에 중국인 입국자 방역을 강화한다고 하니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 중국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중국발 입국자의 한국 방문 전후 코로나 검사도 의무화하고 한·중 항공편 추가 증편도 중단됐다. 지난달 중국 내 감염자가 폭증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도 한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중단 조치에 나섰다.

명동 상권의 가장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다시 막힌 셈이다. 상권이 무너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경매로 나오는 분양형호텔도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명동 밀리오레 호텔 11층 1121호(건물면적 25㎡)이 지난 11일 2억5000만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은 2021년11월 감정가 4억4100만원으로 처음 경매에 나왔지만 3차례 유찰을 거듭한 끝에 감정가 56.69% 수준에서 매각됐다. 응찰자는 1명뿐이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 호텔 13층 1315호도 감정가 4억4700만원에 나왔지만 3차례 유찰 끝에 2억5000만원에 매각됐다. 밀레오레 호텔은 이외에도 5개 매물이 추가로 경매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또 다른 분양형 호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중구 회현동 1가에 있는 호텔코지명동 9층901호도 감정가 1억3700만원에 나왔지만 지난 11월과 12월 두 차례 경매에서 모두 유찰됐다. 분양형 호텔이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방한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외국인 관광객을 유입하고자 열리는 쇼핑 문화관광 축제 ‘2023 코리아 그랜드세일’이 12일 개막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 걸린 코리아 그랜드세일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분양형 호텔은 호텔 객실을 오피스텔처럼 구분등기해 객실별로 분양하는 호텔을 말한다. 소유자들은 위탁법인에 호텔 경영을 맡기고 위탁법인은 호텔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을 소유자에게 배당한다. 소유자들은 건물 관리와 임차인 모집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고 호텔 영업이 잘되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용자 수가 급감한 가운데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최근 몇 년 새 경영이 크게 악화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매물이 줄줄이 경매로 나오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형 호텔 낙찰가율은 평균 58.7%에 불과했다.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낙찰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분양형 호텔은 서울, 제주도 등에 공급이 많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며 “코로나19 이후로 경영이 악화한데다 이자 부담까지 늘면서 경매에 나오는 매물은 늘었지만 관심이 적어 낙찰가율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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