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타격 7관왕 초비상 '박석민을 극복해라'

  • 등록 2010-08-30 오전 10:30:10

    수정 2010-08-30 오전 10:40:39

▲ 출루율 타이틀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이대호(왼쪽), 박석민. 사진=롯데, 삼성 구단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빅보이' 이대호(롯데)의 전무후무 7관왕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대호는 타율, 타점, 홈런, 득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등 7개부문에서 줄곧 1위를 달렸다. 하지만 29일 경기를 마친 뒤에는 삼성 박석민에게 출루율 부문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30일 현재 출루율에서 박석민이 0.43782인 반면 이대호는 0.43775다. 박석민이 0.00007차로 앞서있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정말로 미세한 차이지만 이대호가 출루율 1위 자리를 내줬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주목할만한 일이다.

실제로 이대호의 7관왕 달성의 최대 변수는 박석민이 강하게 도전하고 있는 출루율이 될 전망이다.

최근 박석민의 페이스는 이대호에 도전할 만큼 대단하다. 박석민은 지난 주 2경기에서 5타수 3안타 2사사구를 기록했다. 타율은 6할, 출루율은 6할2푼5리에 이른다.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타율 3할8푼6리에 출루율 5할3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페이스만 놓고보면 이대호보다도 나을 정도다.

반면 이대호는 최근 들어 절정의 타격감이 한풀 꺾인 느낌이다. 지난 주 주간 타율은 1할6푼7리밖에 되지 않는다.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데 타율이 저조했음에도 출루율은 4할1푼2리에 이른다는 것. 시즌 전체 출루율인 4할3푼8리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은 이대호가 그만큼 상대 배터리의 집중견제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투수들은 최근 이대호를 상대할때 볼넷을 주더라도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 마치 '이대호와 8난장이'라고 불렸던 2007년으로 되돌아간 듯 하다.

현재 롯데는 이대호를 뒷받침해주던 홍성흔과 조성환이 부상으로 빠지고 가르시아는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대팀으로선 굳이 이대호와 승부할 이유가 없다.

이대호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타격감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스윙폭이 눈에 띄게 커진 것도 최근 이대호의 달라진 부분이다.

어쨌든 이대호로선 7관왕이라는 엄청난 영예를 놓칠 수 없다.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대기록을 세울 기회가 다시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박석민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다 잡았던 7관왕 타이틀을 다시 위협받기 시작했다.

과연 이대호가 박석민의 도전을 뿌리치고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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