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수만번 때려야 보이는 풍경…권현진 '보이는 시 조각'

2017년 작
보이는 풍경 아닌 마음속 풍경 그린 '입체추상'
스테인리스 두들겨만든 요철에 현란한 색 입혀
  • 등록 2017-05-24 오전 12:10:00

    수정 2017-05-24 오전 12:10:00

권현진 ‘보이는 시 조각’(사진=표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추상화다. 그런데 역주행 중이다. 멀쩡히 잘 보이는 사물을 알아채기 쉽지 않게 표현한 게 추상의 원칙이라면 이 경우는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을 굳이 끌어내 화폭에 묶어둔다.

추상화가 권현진(37)은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마음속 풍경을 아우른다. 시적 여운을 떠올려 현란한 원색의 미학으로 묘사하는 방식이다. 조각기법을 끌어들인 입체추상도 한몫한다. 쇠망치로 수천수만번 두드려 스테인리스 스틸에 요철의 웨이브를 만들고 여기에 색색의 물감을 칠하거나 흩뿌려 ‘보이는 시’를 구현한 것이다.

‘보이는 시 조각’(Visual Poetry Sculpture·2017)은 이렇게 탄생했다. 2차원 평면회화가 3차원 조각회화로 탈바꿈하면서 붓끝의 공은 쇠망치와 나누게 됐다.

내달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소월로 표갤러리서 여는 ‘불가시의 가시화’에서 볼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에 혼합매체. 68×68㎝. 작가 소장. 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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