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우리네 인연이 본디 '업'이라…최영욱 '카르마 20197-12'

2019년 작
뉴욕서 우연히 마주친 달항아리에 빠져
15년째 한결같이 화면에 옮겨내는 작업
색감·질감·입체감 등 압도적인 기품으로
  • 등록 2020-08-02 오전 4:05:01

    수정 2020-08-11 오후 3:43:28

최영욱 ‘카르마 20197-12’(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단아한 자태에 올린 청아한 색감, 손가락을 부르는 질박한 질감. 이뿐인가. 볼록한 배에 조금만 힘을 주면 당장 튀어나올 듯한 입체감도 품었다. 화면에 둥실 뜬 저 달항아리가 말이다. 맞다. 이젠 한눈에 알아볼 법한, 작가 최영욱(56)의 붓끝이 불러들인 달항아리다.

15년째 한결같이 달항아리를 그리는 작가는, 작품에도 한결같은 이름을 붙이고 있다. ‘카르마’(Karma)라고. 힌두교와 불교에서 말하는 ‘업’ ‘업보’ ‘숙명’이란 뜻이다. 아마 작가 자신이 달항아리를 만난 그 인연을 의미하는 걸 거다.

사실 그랬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0년간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하다가 ‘이제 내 붓을 쥐겠다’며 돌연 미국행을 감행한 뒤 만난 달항아리라니까.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한국관에 덩그러니 놓인 처량한 모습을 보는 순간 빠져들었단다. “내 처지 같구나” 싶어서. 그 먼 길을 돌아 비로소 마주한 운명이라니.

푸릇하고 불그스름하며 허연 몸뚱이는 젯소에 백색가루를 섞어 만든단다. 칠하고 사포로 갈아내고 다시 칠하고, 수십 번 반복해 의도한 두께에 낸다고 했다. 소박하지만 당당한, 저 기품있는 ‘카르마 20197-12’(2019)는 그중 한 점일 뿐이다.

8월 2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성찰’(Reflection)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65×150㎝. 작가 소장. 소울아트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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