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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바베이도스가 약 400년 만에 영국으로부터 벗어나 공화국으로 독립했습니다. 바베이도스는 유명 팝가수이자 최근 뷰티사업에 진출해 세계적인 부자가 된 리애나(Rihanna)가 태어난 고향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애나는 이날 0시 바베이도스가 입헌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전환한 독립기념일을 기해 정부로부터 국가 영웅 칭호를 받았습니다.
바베이도스의 초대 대통령으로는 샌드라 메이슨 총독이, 총리에는 미아 모틀리가 취임했습니다.
바베이도스는 지난 1627년부터 339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1966년 11월 30일 독립했지만, 이후에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군주로 있는 입헌군주국 체제가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영국 식민 지배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됐고, 결국 394년 만인 2021년 11월 30일 공화국 전환으로 영국과의 식민지 역사를 정리하게 된 것입니다.
바베이도스 공화국 전환 행사는 29일 오후부터 수도인 브리지타운 중심에 위치한 국가영웅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찰스 영국 왕세자를 비롯해 리애나가 공화국 출범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바베이도스 국가 영웅 칭호는 1998년 제정한 국가영웅훈장법에 따라 조국에 중요한 공헌이나 경제사회 여건 향상에 기여했거나 선구적 리더십으로 최고 수준의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수여합니다. 리애나에 앞서 칭호를 받은 10명은 1998년 법 제정 당시 칭호를 받은 이들로, 현재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년 4월 28일엔 세상을 떠난 국가 영웅들을 위한 추모식이 열립니다.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한 모틀리 총리는 리애나가 2012년에 발표한 히트곡 ‘다이아몬드’(Diamond)를 언급하며 축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리애나에게 “앞으로도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당신의 업적과 행동으로 국가에 영예를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리애나는 앞서 지난 2018년 바베이도스의 특명전권대사로도 임명된 바 있습니다. 특명전권대사는 조국의 교육 및 관광업 투자 등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베이도스에서 태어나 성장한 리애나는 2003년 참가한 지역 오디션을 통해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에반 로저스에게 발탁돼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5년 8월 발매한 첫 정규 앨범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톱10위에 오르는 등 화려히 데뷔했습니다. ‘엄브렐라’(Umbrella), ‘테이크 어 보우’(Take A Bow), ‘다이아몬드’ 등 발표한 곡들이 연이어 히트하는 등 한국 대중에게도 큰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인 팝스타로 발돋움했죠. 최근 리애나는 가수 활동과 더불어 본인의 본명인 ‘로빈 펜티’의 성을 딴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와 란제리 브랜드 ‘새비지 X 펜티’를 론칭해 사업가로서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가수’에 등극하며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리애나의 보유 추정자산은 17억 달러(약 2조원)에 달합니다. 이는 여성 가수 중 1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 인사 통틀어서는 오프라 윈프리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직접 참석하진 못했지만 서한을 통해 “그대 나라의 미래에 행복, 평화, 번영이 깃들기를 염원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