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에너지 부족, 수요 관리가 해법이다

  • 등록 2022-08-10 오전 5:00:01

    수정 2022-08-10 오후 1:46:26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연구부총장] 유럽연합 행정부는 최근 겨울철을 대비해 내년 3월까지 천연가스 사용량을 15% 이상 감축기로 하고 회원국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천연가스 수요를 절감하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처럼 국제 에너지 시장은 미·중 무역마찰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매우 불확실한 상태가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안정적인 에너지의 공급과 에너지 자립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연구부총장
한정된 에너지원만으론 전력 공급 수요 감당이 힘들다. 우리는 2017년 대만의 블랙아웃으로 이를 목격했다. 에너지 효율 증진과 수요관리에 의한 에너지원 단위 개선이 필요하다. 이것만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에너지소비가 상호 디커플링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에너지 효율화를 혁신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배경이다. 1990년대 들어 전력 공급시설 확충에 한계에 이를 미국은 이에 에너지 공급자에게 효율 향상 의무를 부과하고 에너지 수요관리 자원 시장을 개설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절전 기술 확산을 추진하여 성공을 거뒀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도 에너지 수요관리 시장을 형성했고, 우리 기업도 이에 참여하고 나섰다.

산업구조도 기존 생산자에 의한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공학, 3D프린팅, 블록체인, 가상·증강현실과 클라우드, 모바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과 연결성이 데이터 기반 맞춤형 공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산업에도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몰려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효율을 배가하고 있다. 인구 증가에 따른 산업화와 도시화가 지속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이를 모두 공급으로 해결할 수 없다. 에너지 효율화가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진 그 실행 방안이 명쾌하지 않았다. 에너지 부문에서 태양광 모듈 설치나 정보통신기술 원격 조종 등 개념이 등장했지만 무언가 불명확했다. 지금은 다르다. 모바일 기술이 여러 단계를 거쳐 5G까지 상용화됐다. 이전 4G와 비교했을 때 기기 연결과 속도는 10배 이상, 데이터 전송 속도는 20배가 빠르다. 사물인터넷(IoT), 가상·증강현실 등 타 기술과의 융합도 촉진하고 있다.

에너지·유틸리티 부문에서도 5G 이동통신을 활용해야 한다. 분산된 다수의 발전설비와 전력 수요를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할 수 있다. 가상 전력 발전소를 통한 실시간 에너지 관리 및 분배도 가능하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수요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에너지 수요관리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지속가능한 경제를 운영하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의 에너지수요효율화 종합대책에도 이를 반영한 만큼 이 같은 변화가 신산업육성 및 주력산업의 디지털 전환,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를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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