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정대현은 대한민국 마무리 투수다. 그가 가장 마지막에 나서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등장했을 때 가장 든든하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아직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 결승전서 정대현이 승리를 지켜내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가 (몸만 성하다면)언제든 국제대회에 불려가는 이유다. 2000년 이후 정대현이 밟은 국제 무대(아시아 시리즈 포함)만 모두 9번이나 된다. 늘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신뢰도는 가장 높다.
국제대회는 포스트시즌 이상의 중압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더욱 그렇다.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라고 왜 떨리지 않겠느냐"며 슬몃 웃어보였다. 해법은 "평상시대로"였다. 물론 늘 하던대로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정대현은 "팀에서도 그렇고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난 언제든 벤치 사인이 나오면 마운드에 서야 한다. 때문에 늘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미리 준비를 해두면 마운드가 한결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무척 젊다. 빠른 세대교체 흐름 속에 제법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고는 해도 안정성 면에선 불안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그동안 싸워 본 경험이 없는 선수들과 승리를 다퉈야 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대현은 오히려 낯설음이 기회라고 했다.
정대현은 "오히려 한국 선수들이 더 힘들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내 결정구를 계속 노리고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국제대회는 다르다. 나름 정보는 있겠지만 실제 상대해 본 경험은 많지 않다. 나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훨씬 편해진다. 후배들도 그 부분을 즐겼으면 좋겠다. 자기 공을 믿고, 상대의 낯설음을 이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