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진달래·철쭉 등 연분홍 치마 두른 간월재의 봄

울산광역시 울주에서 맞은 봄의 절정
영남알프스의 조망대 '간월산'
가을 억새 유명, 봄 진달래와 철쭉도 빼어나
국내 최매 규모 민속 옹기마을 '외고산 옹기마을'
한국전쟁 이후 울주에 자리잡아
  • 등록 2017-05-05 오전 12:00:15

    수정 2017-05-05 오전 12:00:15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7개의 산 중 간월산과 신불산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자리가 바로 간월재다. 원래 억새 명소로 이름 꽤나 날린 곳인데 진달래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도는 장관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봄길은 꽃길이다. 겨울을 지나온 동백을 비롯해 매화·산수유·목련·개나리·진달래와 이름없는 꽃길까지. 꽃이 피고 지며 봄은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다. 빠르게 지나는 봄이 아쉬워 울산시 울주로 향한다. 진달래와 철쭉의 보라빛 꽃잎을 제대로 보고 싶어서다. 정확한 목적지는 간월재다. 다리품을 팔아서라도 여행자들이 기필코 찾는 명산이다.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산군(山群) 중 하나.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가을에는 억새 명산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시원한 바닷바람도 쐴 수 있는 동해바다도 지척이다. 이만하면 늦봄에 걸맞은 여행지다.

◇억새 떠난 자리 진달래·철쭉이 채워

울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는 영남알프스다.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인 7개의 산이 모인 산악군을 영남알프스라 부른다. 가지산(1241m), 간월산(1069m), 신불산(1159m), 영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7개의 산 중 간월산과 신불산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자리가 바로 간월재다. 원래 억새 명소로 이름 꽤나 날린 곳인데 진달래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도는 장관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19m), 고헌산(1034m) 등이다. 산세가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 만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었다. 이 중 간월산은 영남알프스 일곱 봉우리 모두를 감상할 수 있어 ‘영남알프스의 조망대’라 불린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간월산, 또 신불산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간월재다. 원래 억새명소로 이름 꽤나 날린 곳인데 진달래와 철쭉이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 도는 장관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간월재를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걸어서 오르거나 차를 타고 오르거나다. 걸어서 오르는 법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나 배내고개 주차장을 들머리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부터 2시간 30분 이상을 잡아야 한다. 차를 타고 오르면 당연히 쉽고 빠르다. 간월재까지 임도도 나 있다. 사실 차로 오르면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노약자를 위한 배려의 길이기도 하다. 이미 산 아래는 신록이 짙어졌지만 이맘 때 간월재는 이제 봄기운을 토해내고 있다. 철 지난 진달래가 막 절정을 넘겼고 철쭉도 꽃망울을 터트렸다.

오래 전 간월재는 삶의 길이었다. 배내골 주민, 울산 소금장수, 언양 소장수, 장꾼들이 줄을 지어 넘었다. 시월이면 간월재에 올라 억새를 베 나르기도 했는데, 벤 억새는 다발로 묶어 소 질매에 지우거나 사람들이 한 짐씩 지게로 지고 내려와 억새지붕을 이었다. 그보다 훨씬 전 간월재는 또 한반도에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마지막 빙하기던 신생대 홍적세(12만 5000년 전) 동안 간월산과 신불산을 덮고 있던 빙하가 거대한 돌과 함께 산 아래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V자 형태의 급경사 계곡을 갖게 됐다. 신불산과 간월산에서 작천정에 이르는 동안 유난히 자갈더미와 미아석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영남알프스에는 통도사·운문사·석남사·표충사 등 둘러볼 만한 문화 유적지가 도처에 있다. 또 각각의 절경마다 전설을 담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명물인 기암절벽은 옛날 화산 활동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알프스 가지산에는 현재 760여종의 식물과 한반도 전체 조류 450여종 가운데 100여종의 새가 살고 있다. 혹자는 영남알프스를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식물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옹기에 대한 모든 것을 살필 수 있는 울산옹기박물관도 옹기마을 안에 자리잡고 있다. 옹기 제작도구는 물론 한 바퀴 여유롭게 둘러보며 옹기의 역사와 특성을 이해하기에 좋다.
◇전국 민속옹기 다 모아 ‘외고산옹기마을’

외고산옹기마을은 온양읍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속옹기마을이다. 옹기박물관과 옹기아카데미관을 비롯해 전통공방과 전통가마 등 옹기와 관련한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다. 옹기마을이 들어선 것은 한국전쟁 때문이다. 피란민이 부산에 내려와 살 때 필요한 옹기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북 영덕 땅에서 옹기를 굽던 장인이 부산에 옹기를 공급하기 위해 가까운 데에 터를 잡았다. 흙이 좋고 가마를 뗄 나무도 있어야 하고 옹기를 실어나를 철도도 있어야 했다. 그 안성맞춤이 바로 울산 외고산이었다.

그때부터 옹기 일을 배우려는 도제와 일거리를 찾던 이들이 외고산에 터를 잡았다. 1960~1970년대 전성기 때는 전국 각지에서 온 35여명의 옹기 장인과 도공이 외고산의 명성을 드높였다. 옹기의 명맥이 이미 끊긴 일본으로 수출했고, 한인도 여기서 장독을 주문했다. 1958년 이곳에 자리잡았다는 배영화 옹기장(울산시 무형문화재 제4호)은 “예전에 일본에 수출하던 옹기를 죄다 이곳에서 만들었다”고 술회했다. 배 옹기장은 “외고산마을은 한겨울에도 흙이 얼지 않을 정도로 마을이 따뜻하고 땔감이 많아 옹기를 굽는 가마자리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외고산옹기마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민속옹기마을이다. 옹기박물관과 옹기아카데미관을 비롯해 전통공방과 전통가마 등 옹기와 관련한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다.
대를 이어가며 다양한 옹기제품을 만들었지만 시장은 쇠퇴했다. 떠날 사람은 떠났고 대를 잇는 이도 줄었다. 아파트를 중심의 생활양식은 더이상 장독을 둘 수 없게 했고, 무겁고 투박한 옹기는 김치냉장고와 플라스틱에 밀려났다. 다시 옹기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바로 웰빙 열풍 덕분이다. 그릇 중 가장 투기성이 강해 ‘숨 쉬는 용기’로 발효식품에 최적이란 연구결과가 옹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요즘도 7명의 외고산 옹기장인들은 전통방식으로 옹기를 만든다. 오랜 시간 땀을 쏟아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 과정을 옹기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옹기부터 작은 장식용 옹기까지 그야말로 옹기의 모든 것과 마주할 수 있다. 그 덕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장독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을 뒤엔 옹기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 등 전국의 재래식 옹기와 세계 각국의 옹기를 만날 수 있다. 7일까지 마을 곳곳에서 ‘울산옹기축제’도 열린다. 옹기 제작과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옹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위주로 진행한다.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1분, 정동진보다 5분 일찍 해가 뜬다는 간절곶은 새하얀 등대와 아름다운 조각상, 거대한 소망우체통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여행메모

△가는길=울주에서 간월재로 가는 길은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에서 울산 방면으로 24번 국도를 갈아탄 뒤 금곡교차로에서 우회전, 이어 아불삼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한다. 배내사거리에서 좌회전해 파래유스호텔 앞까지 가면 된다. 외고산옹기마을은 부산울산고속도로 청량나들목으로 나와 14번 국도를 따라가면 된다.

△잠잘곳=석남사, 등억리 온천단지 등에 깔끔한 숙소가 많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여행객은 간월재 입구의 펜션을 찾는 게 좋겠다.

△주변볼거리=울주에는 아침 해가 가장 일찍 뜨고 아름답게 빛나는 곳이 있다. 바로 간절곶이다.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1분, 정동진보다 5분 일찍 해가 뜬다는 간절곶은 새하얀 등대와 아름다운 조각상, 거대한 소망우체통 등 볼거리도 가득하다. 길이 1㎞, 폭 40m의 진하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하다. 해수욕장으로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곳에서는 윈드서핑을 즐기는 이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1분, 정동진보다 5분 일찍 해가 뜬다는 간절곶은 새하얀 등대와 아름다운 조각상, 거대한 소망우체통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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