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국, 30년 넘게 못 봤던 물가 충격 오나(종합)

6월 근원 PCE 3.5% 폭등…30년여만 최고
원자재, 인건비 등 기업들 비용 압력 커져
네슬레, 유니레버 등 가격인상…스벅도 검토
연준은 일시적이라는데…커지는 물가 부담
불러드 "연준, 올 가을 테이퍼링 시작해야"
  • 등록 2021-07-31 오전 6:42:05

    수정 2021-07-31 오전 6:42:05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근래 30년 넘게 보지 못했던 물가 충격이 올 것인가.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3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졌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스케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P&G CEO “원자재와 비용 압력 커져”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6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7월(4.1%)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5%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3.5% 뛰었다. 1991년 5월 3.6% 뛴 이후 30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높게는 10% 이상 치솟았던 1970년대 중반 혹은 1980년대 초반 같은 초인플레션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5% 안팎 올랐던 1980년대 후반 혹은 1990년대 초반 같은 상황은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건 백신 접종 이후 경제 재개로 소비는 폭발하는 와중에 생산은 노동력과 원자재 부족으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수급 불일치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의 데이비드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원자재와 비용 압력이 크게 올라갔다”며 향후 비용 상승에 따른 판매 감소 가능성을 우려했다. P&G는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189억5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추후 인플레이션 걱정이 오히려 더 컸던 셈이다.

CNN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는 원가 인상 압력에 대응하고자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네슬레의 경쟁사인 유니레버는 이미 지난주부터 가격을 올렸다. 스타벅스 역시 마찬가지다. 레이첼 루게리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커피 원두 가격이 아니라 임금 등 다른 분야에서 상승이 예상된다”며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장난감 제조업체 MGA엔터테인먼트는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인형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세인트 연은 총재 “테이퍼링 앞당겨야”

PCE 가격지수가 주목 받는 건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 지표여서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전망치를 내놓는다.

PCE 물가가 급등한 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최근 나온 물가 지표들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키울 정도로 일제히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 목표치(2.0%)보다 2%포인트 안팎 높은 PCE 물가는 그 자체로 우려를 살 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을 두고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향후 몇 달간 물가는 계속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상당 기간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양대 책무인 물가 안정과 고용 안정 중 물가는 놔두고 고용만 주시하는 듯한 언급도 여러차례 했다.

그러나 연준이 예상한 올해 PCE 물가 전망치(3.4%)를 계속 상회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는 언제든 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제임스 불러드 세이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화상회의에 나와 “올해 가을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해야 한다”며 “빠른 속도로 진행해 내년 3월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달 FOMC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연준 고위 인사다.

그는 “연준은 너무 비둘기파 쪽으로 기울어 있다”며 “각종 지표들이 연준에게 불리하게 나온다면 연준은 빠르게 (긴축 쪽으로) 움직여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는 정책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1960년 이후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추이. (출처=미국 상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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