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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가족과 생이별…채용도 반토막[디지털금융의 그늘]

[디지털금융의 그늘]①
4대은행 점포 폐쇄 가속화...3년새 6배 빨라져
지방 점포 폐쇄로 권역간 이동 발령 2년간 300명
4대은행 채용도 56%↓...청년 일자리 문제로 확산
  • 등록 2022-01-25 오전 5:00:00

    수정 2022-01-25 오전 7:19:00

[이데일리 노희준 황병서 기자] 광주광역시에 있는 A은행 지점에 근무하던 30대 박 모씨는 지난해 2월 10년 넘게 다니던 은행을 관둬야만 했다. 은행이 박 씨가 다니던 지점을 폐쇄해서다. 박 씨는 서울에 있는 한 지점으로 발령이 나면서 광주와 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출퇴근을 해야 했다. 산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아내와 갓 태어난 아기가 있는 광주를 떠나기 어려워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은행 지점 폐쇄의 부작용이 고용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고령층을 포함한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 제한’이라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적, 양적 측면에서도 위험요인으로 나타나서다.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로 이어지는 신규 채용의 감소로 연결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의 지점 수는 3079개로 2015년 말(3927개) 대비 22%(848개) 감소했다. 2018년도와 2019년도에 1% 안팎에 머물던 감소 폭이 2020~2021년에는 각각 6.3%(222개)와 6.8%(224개)로 확대됐다.

이는 고용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통상 한 지점을 폐쇄하면 해당 지점서 일했던 직원은 인근으로 배치하지만, 일부는 먼 곳으로 발령받기도 한다. 박 씨처럼 지방에서 서울로 ‘권역간 이동 발령’을 받은 직원이 A은행에서만 지난해와 올해 300명이 넘는다. 이 중 상당수는 지점 폐쇄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추정된다.

점포 폐쇄는 고용의 양적 문제와도 연계된다. 지점 수가 줄면서 신규채용 필요성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4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수는 5만7951명에서 5만5645명으로 4% 감소했다. 반면 같은기간 신규채용 규모는 1983명에서 871명으로 반토막 넘게(56%) 급감했다. 소위 ‘자르지는 않더라도 덜 뽑는’ 느린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셈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점포폐쇄 가속화는 고용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인력 재배치를 통해 기존 고용은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은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실상의 ‘순번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비효율성으로 따지면 지점 폐쇄가 답이지만, 소비자들의 금융접근성 보호를 위해 일부 지점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이 사회 공익적으로 남겨둘 점포를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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