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자생?…기업 스스로 먼저 혁신 가능성 보여야”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인터뷰 ②
“매각 관련해 어떤 결정이든 논란 소지 있을 것”
“혁신적 노력, 비전 제시 부족하다는 의견 많아”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 변화할 필요 있어”
“경영진 역할 중요…임직원에게 비전 심어줘야”
  • 등록 2022-08-10 오전 5:00:05

    수정 2022-08-10 오전 5:00:05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번 협력업체(하청) 근로자 파업과 같은 일이 이어진다면 대우조선해양이 회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이나 종업원 모두 회생을 위한 혁신의 자세를 먼저 보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두고 나온 매각설 등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현재로선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자생 가능성을 높이려면 기업 스스로 변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사진=방인권 기자)
김 교수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대우조선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대우조선해양에서 기술 고문직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향이 크게 ‘빠른 매각’과 ‘제값 매각’으로 나뉘고 있다고 봤다. 빠른 매각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크고, 현재와 같은 운영으로는 개선 가능성이 작으니 이른 시일 내에 적절한 주인을 찾아주자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고, 제값 매각은 대우조선해양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한 뒤 제값을 받고 매각하자는 주장이다.

그는 “각각의 방향엔 일장일단이 있고,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빠른 매각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쏟아부은 공적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이 크고, 제값 매각은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쉽지 않아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매각의 방법을 떠나 우선 생각해야 할 부분은 현재의 상황과 운영 방법에 대해 주위의 실망감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업의 혁신적인 노력과 비전 제시가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7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이 투입돼 기업 회생을 돕고 있는데도 채권단과 기업의 혁신이 부족해 상황이 악화했다는 점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 기업 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이에 걸맞은 혁신적 노력을 해야 한다”며 “혁신적 변화와 노력이 있으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이른바 ‘성공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사진=방인권 기자)
다만, 그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사내 임직원들의 피로감이 대단히 누적돼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발생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채권단과 임직원들에게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고, 이들을 설득해야 할 경영진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지난 1980년대 말 심한 노사 분규에 1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로 대우조선이 크게 흔들릴 때, 김우중 회장은 ‘희망 90s’라는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들고 나와 회사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김우중 회장은 옥포조선소에 기거하며 자전거를 타고 작업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끊임없이 고충을 듣고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는 등 유대와 결속을 다지는 데 적지 않은 힘을 쏟았다”며 “과거의 일이라고 잊어버릴 것이 아니라 회사가 힘들 때 경영진들이 이러한 사례를 돌이켜 보며, 임직원들이 회사에 남을 수 있도록 비전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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