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권익위, 그 어느 기관보다 독립성 필요한 곳"[만났습니다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인터뷰
"권익위, 정부부처 중 유일하게 '국민' 이름 들어가"
"국정 철학에 코드 맞추라는 건 법 취지에 안 맞아"
물가 상승 계기 '김영란법' 개정 검토 시사
  • 등록 2022-10-06 오전 5:00:00

    수정 2022-10-06 오전 5:00:00

[대담=이데일리 이승현 정치부장·정리=권오석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모든 중앙부처와 지자체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업무 하나하나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해야 합니다. 권익위원장의 신분과 임기가 법으로 보장된 이유입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인터뷰(사진=방인권 기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합동민원센터 사무실에서 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권익위의 업무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권익위는 불합리한 행정으로 인한 국민의 권익 침해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부패 행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 출범했다. 국가청렴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3개 기관을 통합했다.

전 위원장은 권익위에 대해 “준 사법기관의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권익위는 국민 편이다. 중앙행정부처 가운데 ‘국민’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유일한 부처”라며 “다른 정부 부처처럼 국정 철학이나 코드에 맞추라는 건 법 취지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자신에 대한 사퇴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전 위원장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라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가액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관련 업계뿐 아니라 시민단체, 일반 국민의 입장도 다양하게 수렴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음식물 가액(현 1인당 3만원) 상향을 위한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가액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 위원장은 새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국가청렴도 20위권 도약`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CPI)는 180개국 중 32위, 100점 만점에 62점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연속 상승세임과 동시에 1995년 측정 이래 역대 최고점, 최고 순위의 성과지만 국격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우리 사회 전반에 청렴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민간의 불합리한 관행과 부패를 개선하고, 청렴 교육 등을 통해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민권익위원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설명해달라.

△권익위는 불합리한 행정으로 인한 국민의 권익 침해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부패 행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 출범했다. 국가청렴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3개 기관을 통합했다. 사실상 모든 정부부처, 지자체와 관련된 업무를 한다. 업무 하나하나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 다른 정부 부처처럼 국정 철학이나 코드에 맞추라는 건 법 취지에 맞지 않는 말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사회적 인프라에 비해 국가청렴도가 낮다.

△우리나라의 GDP 등 경제규모와 국제사회에서의 사회·문화적 위상에 비하면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공공·민간부문의 부패 관행, 공직사회와 우리 사회 전반의 청렴 수준에 대해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 등이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는 앞으로 공공부문의 부패를 엄단하고, 공직사회의 행위기준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강화하겠다.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허용금액의 기준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탁금지법상 음식물 가액(3만원)은 원칙적으로 직무 관련자로부터 식사를 포함한 일체의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는 공직자에게 예외적으로 허용된 것이므로, 그 가액을 상향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분들의 경제적 피해가 회복되기도 전에 최근에는 물가상승 여파가 더해져 관련 업계의 어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 8월 외식업 단체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대표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음식물 가액을 현실에 맞게 상향해 달라는 요청도 많이 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관련 업계뿐 아니라 시민단체나 일반 국민의 입장도 다양하게 수렴해 검토하겠다.

-올해 5월부터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 관련 신고 접수가 있는지.

△현재 권익위에 위반 신고는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또 조사를 통해 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징계 및 과태료를 부과할 것을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해 해당 기관에 이첩한 사항도 있다. 가령 지난달에는 모 부처 공무원이 일주일간 출장을 가기 위해 개인차량을 공항 인근 모 공사의 유료주차장에 주차하면서 해당 공사 직원에게 주차 등록을 하도록 하고 무료로 이용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공공기관 물품 등의 사적 사용 금지’(법 제13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해당 공무원은 소속기관에, 공사 직원은 감독기관에 징계 및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이첩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의 공직사회 안착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법 적용대상 1만 5000여개 공공기관, 200만명 공직자의 법 이해를 높이고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법 시행에 따른 기관 유형별 다양한 유권해석 요청에 대해 필요 시 ‘반부패규범해석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해석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으며, 유사 사안에 대해서는 전 공공기관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하는 등 시의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 다만 현재 법 시행을 위해 임시조직으로 발족한 ‘법 시행준비 TF’가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유권해석·교육 수요, 법 위반신고 등에 시의적절한 대응을 위해서는 전담조직과 인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농어촌 지역, 도시 재개발 지역 등 지역의 특성에 따라 특정 분야에 민원이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민원인들의 상담대기 시간이 길어져 충분한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이에 내년에는 사전 조사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해당 분야에 상담관을 추가로 배치해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한다. 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도 강화해 전문성을 확대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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